높은 주거비, 질 낮은 일자리, 고립과 단절…. 프랑스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한국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에 대한 사회의 대처는 다르다. 청년 개인의 노력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와 달리 프랑스는 35년 전부터 청년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이 함께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마련하고 운영해왔다.

1982년 청년의 구직과 사회 진입을 위해 프랑스 61개 지역에 설립된 (일종의 청년활동지원 네트워크) ‘미시옹 로칼((Mission Locale)’이 그 핵심이다. 지난 10월2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가 주최한 2017 청년보장포럼에 프랑스 미시옹 로칼 관계자 세 명(사진 왼쪽부터 니콜라 파르바크 ORSEU 연구소 연구책임자, 세르주 크로이쉬빌리 프랑스 미시옹 로칼 전국조합 대표, 나딘 퓌뷔스크 프랑스 툴루즈 미시옹 로칼 책임자)이 참석했다.

이들이 전한 프랑스 청년 보장 정책의 키워드는 ‘진입’과 ‘자율성’이다. 불안정하고 취약한 상황에 놓인 청년을 안정적이고 활력 있는 사회적 일원으로 ‘진입’시키는 것이 청년 정책의 목표이며, 그 과정에서 청년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율성’이다. 자율성을 갖춘 청년을 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한 미시옹 로칼의 구실은 단순한 ‘일자리 소개’를 넘어선다. 일자리와 교육훈련은 물론이고 시민성, 건강, 주거, 이동성, 문화, 스포츠, 여가 활동 등이 청년이 누려야 할 권리로서 모두 지원된다. ‘일자리와 자율성을 향한 동반 활동 여정’이라는 설명처럼, 프랑스 청년 보장은 청년이 놓인 과도기의 삶 그 ‘여정’ 자체를 지원한다.

ⓒ김흥구10월26일 열린 ‘국제콘퍼런스 2017 청년보장포럼’에 참여한 프랑스 미시옹 로칼 관계자들.
올해부터 프랑스에서는 청년 보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만 18~26세 니트 청년(정규교육이나 직업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청년)에게 월 480유로(약 62만원)의 수당(알로카시옹)도 지급한다. 2010년부터 만 26세 이상의 청년 실업자에게 ‘적극적 연대 소득(RSA)’이라는 일종의 청년수당을 지급했는데, 이번에 수당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청년의 알로카시옹 사용처에는 제한이 없다. 나딘 퓌뷔스크 프랑스 툴루즈 미시옹 로칼 책임자는 “제일 급한 곳들, 주로 주거비나 식비, 공공서비스 요금, 운전면허 취득 등에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당 지급이나 청년 보장 정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는 없고 오히려 시민들의 우호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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