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의 대모험’이라는 사진 석 장이 SNS를 달궜다(사진). 2004년 탄핵 정국 때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던 정세균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하는 사진,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을 선포하는 사진, 그리고 2017년 11월8일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켜보는 사진이다. 바람 잘 날 없는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의 질곡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설명에 많은 누리꾼이 공감했다. “정말이지 정치생활 하는 동안 별꼴을 다 보는 국회의장의 모습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일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성희롱, 성차별, 장애인 차별, 언론 탄압,가짜 뉴스 등은 이슈가 되지 못할 정도로 잦았다. 탈세, 사기, 러시아 정부와의 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거물’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을 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청와대 국빈 만찬 메뉴 역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공식 만찬인 이 자리에는 360년 된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 한우 갈비구이가 올랐다. AFP,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 역사보다 오래된 간장” “미국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태어난 해와 같은 해에 만들어진 간장”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화제가 된 메뉴는 역시 ‘독도새우’였다. 독도새우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다케시마새우’로 임의 번역할 수 없는 단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새우를 먹이고 일본 정부에게는 독도를 ‘먹인’ 셈이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외신도 이를 보도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초청됐다. 일본 외무성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미·일의 밀접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듯한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만찬 참석자에 대한 문제 제기는 부적절하다”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사려 깊은 누리꾼들은 일본 정부를 위한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럼 니들도 (위안부 피해자들) 초청해서 할머니들께 사과하지 그랬냐.” 부디 일본 외무성에 이 댓글이 번역되어 전달되기를.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