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도입을 찬성하는 국민이 70%이고 심지어 독자 핵무장을 찬성하는 국민은 60%라 한다. 일본의 핵무장 지지율이 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편이다. 이런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자유한국당이 미국에 전술핵 배치를 청원하러 대표단 6명을 미국에 파견했다(사진).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노력이 가상하다는 칭찬이라도 기대했을 텐데, 누리꾼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말도 안 되는 쇼를 한다’는 온라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연합뉴스

‘한국 방미단 빈손 귀국’ ‘미, 전술핵 재배치 어렵다더라’라는 기사 밑에 누리꾼들은 “당신들이 알리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거 알리러 미국까지 갔나?”라고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한 누리꾼은 “백악관 앞에서 단식하고 천막 농성을 해서라도 핵을 가져오지 국민 세금으로 항공료, 호텔비, 식사비, 교통비만 축내고 왔네”라며, “블랙코미디, 희극이 따로 없다”라고 질타했다. 점잖게 훈계를 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정부가 버젓이 있는데 자기들이 뭐라고 미국에 가서 핵을 어쩌니 저쩌니 요구하면 한국이 정상적으로 보이겠나”라며 “뭐만 생기면 미국으로 쪼르르 달려가는 버릇은 여전하다”라고 비판했다.

“전술핵 재배치가 안 되면 자체 핵 개발이라도 해야 한다”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렇게 쉬운 핵 개발이라면 진즉 해놓지 그동안 뭐 했는데?”라는 반응에서부터 “503 (박근혜) 정권 때 만들든지 아니면 다음에 정권 잡으면 만들지 왜 남이 정권 잡았는데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느냐” “독자적 핵 개발을 감행하다 한·미 동맹이 깨지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일 먼저 한·미 군사 혈맹이 깨졌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라는 쓴소리까지 다양했다.

자유한국당의 전술핵 배치나 핵 개발 주장에 대해 누리꾼들이 불신하는 데에는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전시작전권 반환에 미온적이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전술핵 갖다놔 봐야 미국 물건인 데다 전작권도 미국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분들 아닌가”라고 누리꾼은 반문했다.

안보 문제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누리꾼들은 또 다른 지점을 걱정했다. 미국은 자유한국당의 이런 행동을 자신들이 제공하는 확장 억지력에 대한 불신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자명 남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bulgo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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