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 살충제 달걀이 처음 확인된 경기도 남양주 ‘마리농장’ 안으로 들어서자 비명과도 같은 닭 울음소리가 쏟아졌다. 가로·세로 각 50㎝, 3단 형태의 복도식 닭장(케이지) 안에 산란계 5만 마리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곳에서 닭들은 기계처럼 달걀을 생산했다. ‘공장식 밀집 사육’이 계속되는 한, 살충제 달걀 사태는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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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닭 공장’을 조류독감이 덮치다
허약한 ‘닭 공장’을 조류독감이 덮치다
문정우 기자
닭은 생각하게 만드는 동물이다. 횃대에 올라앉은 수탉이 새벽을 깨우면 시인은 역사가 시작된 태곳적의 광야를 떠올리곤 했다. 잠깐의 허기를 메워줄 간식거리로만 여겼던 달걀에서 생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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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닭장에 남겨진 AI 후폭풍
빈 닭장에 남겨진 AI 후폭풍
이오성 기자
검은 개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았다. 아침 일찍 나갔던 주인은 해질 무렵에야 날품팔이를 마치고 농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이곳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소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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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화가 양계 농가에 이롭다?
계열화가 양계 농가에 이롭다?
이오성 기자
양계산업 구조는 묘하다. 농장에서 병아리를 닭으로 키우는 것은 개별 농가지만, 이 양계 농가의 91%가 하림, 마니커 등 계열회사에 소속된 계약 농가다. 이들 기업은 농가에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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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의 밥상 그 뒤의 착취
가진 자의 밥상 그 뒤의 착취
은유 (작가)
“달걀 먹으려고?” 동네 친구랑 장을 보다가 내가 달걀을 담았더니 친구가 묻는다. ‘살충제 달걀’ 사건이 터진 다음 날이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인데 운명에 맡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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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돼지 한 마리가 논 3000평 만큼 번다
엄마 돼지 한 마리가 논 3000평 만큼 번다
이오성 기자
남편은 돼지를 키운다. 아내는 그 돼지고기로 스페인의 하몽 같은 발효 생햄을 만든다. 조카는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를 거둬들여 액체 비료로 탈바꿈시킨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첫째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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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썩어가는’ 동물을 기록하다
‘산 채로 썩어가는’ 동물을 기록하다
임지영 기자
카메라 앞에 선 한승태 작가(36·필명)가 환히 웃었다. 어색할 때 잘 웃는다는 그가 입을 벌릴 때마다 고른 치아가 드러났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자주 치아가 보이는 걸 보면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