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맨체스터 테러는 올해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을 며칠 앞두고 일어났다. 통상 라마단이 다가오면 테러 빈도가 잦다. 일본인 7명을 포함해 22명이 희생된 방글라데시 음식점 테러(2016년 6월1일), 총기 난사로 나이트클럽에서 49명이 사망한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테러(2016년 6월 12일),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2016년 6월28일)가 모두 라마단 기간에 벌어졌다. 테러범이 성스러운 때에 순교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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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발생 시간은 대체적으로 밤 9시부터 11시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 2015년 11월 발생한 파리 경기장 테러는 밤 9시15분, 방글라데시 음식점 테러는 밤 10시40분, 터키 이스탄불 베식타시 홈경기장 인근 테러는 밤 10시30분, 최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총격 테러는 밤 9시에 일어났다. 이 시간에 테러가 일어난 이유는 단순하다. 이슬람교도들은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기도한다. 하루의 마지막 기도가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끝난다. 테러범은 기도를 마치고 미리 계획한 현장까지 1시간이나 2시간 정도 이동해서 테러를 저지르는 것으로 추측된다. 라마단 기간에는 밤 9시에서 밤 11시 사이에 가장 조심해야 한다. 이번 맨체스터 테러범도 밤 10시 넘어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을 노렸다. 보안검사가 필요 없는 출구에서 폭탄을 터트렸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는 “최대의 사망자를 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라고 분개했다.

트럭 테러는 대부분 대로에서 벌어졌다. 유럽에 가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나 유명 장소로 가는 대로를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면 유사시 뛰어들어 피할 수 있도록 인도에서 건물 쪽으로 붙어서 걸어야 한다. 2017년 라마단 기간은 5월27일부터 6월25일까지다. 이 기간 중동이나 유럽국가 여행과 출장은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기자명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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