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만 먹다가 라면에 달걀도 넣고 맛김치를 사서 함께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 삶에 지쳐 술 한잔이 생각날 때 김에 소주가 아닌, 시장에서 영양가 있고 맛있는 안주를 함께 곁들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7포(취업, 결혼, 출산, 내집 마련, 인간관계, 취업, 건강을 포기한) 세대’라 소개한 성남시 24세 청년 김 아무개씨가 청년배당을 받고 쓴 소감문의 한 구절이다.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관내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당 25만원어치 성남사랑 상품권을 지급해왔다. 신은철 성남시 청년복지팀 주무관(사진)에게 그 취지와 효과를 물었다.
왜 만 24세 청년인가?
원래 계획은 19~24세인데 재정상 24세부터 시작했다. 차차 밑으로 내려가며 확대하는 게 목표이다. 24세 청년을 먼저 설정한 이유는 그 가운데 가장 도움이 절실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보통 남자는 군대를 다녀온 뒤 복학하고 여자는 막 취업을 준비하는, 한창 궁핍할 나이이다.
왜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하나?
현금으로 주면 청년들은 가장 좋겠지만 다들 서울로 가서 그 돈을 써버리고 선호하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물건을 사면 지역경제 활성화가 안 된다. 청년배당으로 청년뿐 아니라 성남의 소상공인들도 이득을 보게 되었다.
구직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모든 청년의 목표가 꼭 취업만은 아니다. 청년배당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정책이다. 또 그동안 구직 연계성에 집착한 취업훈련 방식의 정책은 모두 실패하지 않았나? 실패한 모델을 뭐하러 좇나? 일자리가 늘지 않는 저성장 시대에 지자체의 역할을 잘 생각해야 한다. 산업구조를 바꾸고 뉴딜 사업을 벌이는 건 중앙정부의 몫이다. 지방정부는 청년이 생계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의 복지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기본소득 개념의 청년수당은 성남시가 유일하다.
못사니까, 취업 못하니까 주는 것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세대에게 낙인효과만 안겨준다. 한 달에 8만3000원 정도씩 지급하면서 청년들을 선별하거나 그들의 활동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 행정비용만큼 더 많은 청년에게 주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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