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생활이란 어떨까? 3월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교정 시설 경험담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아이디가 ‘빵쟁이’인 한 누리꾼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박근혜 기상 때마다 들어야 될 노래’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이런 가사가 적혔다.
‘법은 어렵지 않아요. 법은 불편하지도 않아요. (중략) 우리 모두 다 지킬수록 기분 좋은 기본.’ 한 누리꾼은 “청송교도소에서 아침저녁으로 이 곡을 들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법 잘 아는 김기춘, 조윤선 이거 듣고 감개무량하겠다” “늘품체조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애국 보수’라고 과거가 없으랴. 박사모 카페에도 구치소 경험담이 올라왔다. 6개월간 서울구치소에 있었다는 한 박사모 회원은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음식이 제법 괜찮고 TV도 나온다”라고 적었다. 이 회원은 또한 “감옥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정치인 박근혜를 적극 지지하기 시작한 계기는 바로 서울구치소 내에서 읽었던 그분의 자서전이었다”라고 썼다. 준법 의지를 다지게 하는 글이 아닐 수 없다. 구치소란 곳은 평범한 잡범도 반년 만에 박사모로 탈바꿈시키는 무간지옥인 모양이다.
3월31일 박사모 회원들은 2연타를 맞았다. 아침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소식을 듣고, 점심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사진)의 자유한국당 경선 승리를 접했다. 홍 후보는 “박근혜가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라는 발언으로 박사모에 미운털이 박혀 있다. 수락 연설에서 홍 후보는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모두 극우 국수주의자들이다. 이제는 강단과 결기를 갖춘 스트롱맨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스트롱맨의 딸’을 사랑하는 박사모는 치를 떨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수상하다”라며 선거 조작을 의심하기도 했다.
코너에 몰린 박사모 지도부는 출구 전략을 짰다. ‘새누리당’ 당명으로 신당을 꾸리는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공지 사항으로 ‘[부탁...] 최대한 아껴 썼지만, 그동안 지출이 많았습니다. 또다시 지원을 요청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송금했다는 댓글 500여 개가 달려 있다. 박사모 회원들은 대체로 ‘대통령님을 누명 쓰게 한’ 최순실에 부정적이지만, 박사모 지도부와 최순실은 같은 생각을 했을 법하다. ‘박근혜는 돈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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