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돈의 종착지는 독일 더블루케이였다
  • 김연희 기자
  • 호수 491
  • 승인 2017.02.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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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비덱스포츠로 국내 대기업의 자금을 받고 독일 더블루케이를 통해 이 돈을 빼내려던 계획이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 더블루케이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최순실씨 소유로 확인된 회사는 비덱스포츠와 독일 더블루케이 두 곳이다. 코어스포츠가 이름을 바꾼 비덱스포츠는 삼성과 거액의 컨설팅 계약을 맺는 등 사업 내역이 언론에 확인되었다. 하지만 한국 더블루케이의 독일 지사로 2016년 3월 설립된 독일 더블루케이는 그간 사업 내역이 뚜렷하지 않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시사IN〉은 ‘독일 더블루케이는 최순실씨가 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창구였다’는 최씨 측근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최씨와 더블루케이 사업을 함께한 측근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씨는 비덱스포츠로 기업의 자금을 받고, 독일 더블루케이를 통해 이 돈을 빼내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독일로 보내진 돈의 최종 목적지가 바로 독일 더블루케이였던 셈이다.

ⓒ시사IN 신선영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국 더블루케이 사무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박영수 특검팀도 류상영 한국 더블루케이 부장과 고영태씨의 지인 김 아무개씨가 통화한 녹음 파일을 확보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류씨는 김씨에게 “최순실이 독일에 더블루케이 독일 지사를 세우려고 한다. 독일 비덱으로 들어간 돈을 빼내기 위해서다. 비덱으로 들어간 돈은 사업 목적이 한정되어 있어서 바로 빼기가 어렵다. (비덱에는) 이미 삼성에서 일부 돈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더블루케이 이사이자 독일 더블루케이 대표를 지낸 고영태씨도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비슷한 진술을 했다. 고씨는 “최순실이 ‘독일에 정유라가 있어서 돈을 보내야 하는데 독일은 송금할 때 명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계좌를 막아버린다. 계좌이체 말고 돈을 가지고 나갈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최씨가 독일에 있는 비덱과 더블루케이를 키우려 했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최순실씨가 2015년 8월 독일에 설립한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는 그해 8월26일 삼성전자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비덱스포츠에 80억원을 송금했다. 최씨는 삼성뿐만 아니라 SK에서도 돈을 받아 독일로 보내려고 했다. 지난 1월31일 최순실·안종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최씨의 지시로 2016년 2월29일 SK 박영춘 전무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SK에 8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이 중 30억원은 K스포츠재단으로, 50억원은 비덱스포츠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명목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지원’이었다.

대기업→비덱스포츠→독일 더블루케이

최순실씨는 국내 대기업→독일 비덱스포츠→독일 더블루케이를 거쳐 돈을 챙기려 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더블루케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은 법정에 나와 “최순실이 (한국)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자주 회의를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획안·제안서를 만들고 K스포츠재단과 대기업에 전달했다”라고 똑같이 말했다. 또 이들은 “최순실이 K스포츠재단을 이용해 더블루케이의 수익을 창출하려 했다”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은 최씨의 수익사업에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재단과 더블루케이의 실무 보고서가 최순실씨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고영태씨는 검찰 특수본 조사 때 “최순실이 기획안 등을 밀봉해 내게 주며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에게 건네주라고 했다. 이 행정관이 더블루케이 사무실 근처에 와서 몇 번 받아간 적도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검찰 특수본과 특검은 고영태씨가 지인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고씨는 이 통화에서 “최순실이 없으면 대통령은 뭐 하나 결정도 못한다. 글씨 하나, 연설문 토씨 하나, 입는 옷까지. 헬스장 트레이너(윤전추)를 꽂아놓으면 뭐 하나. 한 시간에 두세 번씩 전화가 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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