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예측 가능했으면 좋았을 텐데. 태어났을 때는 몰랐지. 동토 위를 삶의 근거지로 삼게 될 줄은. 사할린으로 오기까지, 사할린에서 살기까지. 조선인이었다가 일본인이 되었고, 오랜 시간 무국적자였고 한때는 소련인이었던 사람들. 두 나라 국기와 두 정상 사진을 삶의 배경으로 붙든 얼굴과 손의 주름마다 신산한 세월이 고였다. 고향이라는 게, 조국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저 오래된 시간을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김지연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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