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역설적이게도 초록빛으로 썩어간다. 녹조 발생 메커니즘이 뭔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 뭔지 몰라도 한 가지는 안다. 강은 단 한 번도 스스로 썩은 적이 없다. 누군가에 의해 여울이 사라지고 모래톱이 자취를 감춘 이래 강은 매 순간 정치·경제적으로 썩고 있다.


강을 썩게 만든 것이 누구인지 우리는 안다. 그럼에도 단죄의 물줄기는 흐르지 않는다. 그저 강을 찾지 않는 것으로 침묵할 뿐이다. 창궐하는 초록빛 재앙 앞에서 우리는 최소한 부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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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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