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림

나만의 우산 만드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

여름이 물러갔다고 해서 비까지 그친 것은 아니다. 후드득후드득 내리는 비는 사람의 기분을 속절없이 가라앉힌다. 이때 기분을 잠시나마 ‘업’시킬 방법이 있다. 화가 블로거 이그림씨(egrim.tistory.com)가 그 요령을 공개한다. 
우중충한 우(雨)요일을 행복한 우요일로 바꾸는 요령 하나. 바로 마음에 드는 예쁜 우산을 쓰는 것이다. 나만의 것을 찾는 마니아가 꽤 많다. 나만의 티셔츠, 나만의 가방, 나만의 청바지…. 나만의 우산도 그 중 하나다.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린 ‘나만의 우산’은 보통 5만~6만원쯤 한다. 좀 비싸다고? 그렇다면 직접 붓과 물감을 들고 그려보기 바란다. 그림을 예쁘게 그린 우산은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다.
일단, 나만의 우산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면, 비교적 좋은 우산을 고른다(5000원 안팎의 우산은 비가 샐 수 있다). 그런 다음 우산에 먹지로 원하는 그림을 뜬다. 이때 우산이 짙은 색이라면 그림 전체를 일단 하얀 물감으로 칠한다(아래 그림 왼쪽). 그 위에 색을 입혀야 그림이 더 선명하게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림에 색을 입혔다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더 정성껏 선명하게 칠한다. 반대쪽에 똑같은 그림을 라인만으로 표현해주면 더 멋지다!

더 멋진 우산을 갖고 싶다면 다음 요령을 꼭 기억하시라. ①단순하고 쉬운 그림을 선택한다 ②세부 묘사보다 전체적인 모습에 치중한다 ③전체 조화를 생각하며 색칠하되, 포인트를 줄 것 ④직물 전용 물감으로 하면 좋지만, 구하지 못했다면 아크릴 물감도 괜찮다 ⑤본인의 사인도 그림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아래 그림 오른쪽).

    



보글보글 치즈에 마른 빵이 ‘퐁당’

ⓒEPA

영화 〈바베트의 만찬〉이나 〈카모메 식당〉은 특별하고 맛있는 음식이 사람의 정서를 어떻게 바꾸어놓는지 잘 보여준다. 젊은이 사이에 인기 있는 요리 ‘퐁뒤’도 기분 전환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모로코에 사는 블로거 세라(blog.daum.net/sarah_an)가 그 음식을 맛깔스럽게  소개한다.
 
빵이나 과일을 치즈에 ‘퐁’ 담가 먹는 퐁뒤(fondue)라는 음식은 원래  알프스 산맥 근처의 전통 음식입니다. 퐁뒤는 프랑스 말 ‘녹다’ 혹은 ‘녹이다’라는 뜻의 동사 퐁드르(fondre)에서 유래했습니다. 요즘은 아이스크림 집이나 일부 뷔페 식당에서도 초콜릿 퐁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녹인 초콜릿에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혹은 과일을 적셔 먹는 ‘아이스크림 퐁뒤’는 혀로 느끼는 맛보다, 찍어 먹는 재미가 더 쏠쏠한 음식이죠. 그렇지만 퐁뒤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치즈 퐁뒤’를 권합니다. 치즈 퐁뒤의 맛과 재미는 초콜릿 퐁뒤와 비교가 안 되거든요. 

퐁뒤는 영양가도 풍부하지만 분위기를 돋우는 데도 그만입니다. 첨가한 화이트 와인의 함량이 높으면 퐁뒤를 먹으면서 점점 취기가 돌기도 해요. 퐁뒤를 먹다가 여자가 냄비에 음식을 떨어뜨리면 그 여자가 오른쪽 남자에게 키스하고, 남자가 음식을 떨어뜨리면 와인을 사는 풍습도 있습니다. 참, 낭만적인 풍습이죠? 

먹다 둔 빵이 딱딱해지고 오래된 치즈에 곰팡이가 피었을 때, 그것을 먹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아까워서 생긴 음식이 퐁뒤예요. 치즈는 어차피 삭힌 음식이니까 곰팡이만 털어내면 먹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그 치즈를 화이트 와인과 함께 불 위에 얹어서 걸죽한 상태로 녹여서 딱딱한 빵을 적셔 먹으면 남은 빵도 간단히 처리하고, 오래된 치즈도 해결하고…. 그래서 그런지 퐁뒤용 빵은 딱딱해야 제격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퐁뒤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①속이 우묵한 그릇을 준비한다(퐁뒤용 냄비가 없다면 갈색 유리로 된 비전 양수 냄비도 괜찮다) ②에멘탈 치즈나 콩테 치즈를 갈아서 약간의 밀가루와 섞어둔다(치즈  300~400g, 밀가루 1~2숟가락) ③그릇에 올리브 오일을 살짝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는다 ④적당히 볶은 뒤 화이트 와인 두세 잔을 부어서 센 불에 끓인다 ⑤끓어오르면 불을 낮추고 ②를 넣어 뭉글하게 끓인다 ⑥치즈가 다 녹은 뒤 화이트 후춧가루와 파슬리 가루를 살짝 뿌리면 완성!


가오리냐, 홍어냐 그것이 문제로다!

ⓒ국제신문 박수현

선선한 날에는 어떤 생선이 더 입맛을 돋울까. 젓갈도 더 칼칼하고 고소해지지만, 홍어나 가오리도 한몫한다. 문제는 홍어냐 가오리냐인데, 일반 사람들은 둘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부산에 사는 블로거 박수현 기자(국제신문·kookjephoto.tistory.com/entry)의 설명을 듣고 보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가오리과에 속하는 홍어는 몸의 폭이 넓어서 붙은 이름이다. 재미있는 것은 〈본초강목〉에 홍어가 해음어(海淫魚)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컷의 음란함 때문이다. 옛 어부들은 홍어를 잡을 때 암컷을 줄로 묶어서 바다에 던졌다. 그러면 수컷이 달려와 배지느러미 뒤쪽에 달려 있는 대롱 모양의 생식기 두 개로 교접을 시작한다. 그런데 수컷의 생식기에는 가시가 나 있어, 일단 교접이 되고 나면 몸을 빼기가 어렵다. 이때 어부가 줄을 당기면 암컷에 붙어 수컷까지 따라 나왔다. 음란함이 명을 재촉한 셈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포획된 수컷은 배  위에서 모두 생식기가 잘린다는 점이다. 홍어의 생식기는 몸길이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크기인데, 꼬리 양쪽으로 늘어져 있고 가시까지 나 있어서 조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암컷보다 맛이 좋고 비싸게 대접받는다면 생식기를 남겨두겠지만, 암컷에 비해 맛과 가격이 떨어지니 구태여 남겨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만한 게 홍어×”이라는 속어도 이 때문에 생겼다.

홍어와 가오리는 따로 놓고 보면 구분이 어렵다. 그렇지만 둘을 나란히 놓으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홍어는 마름모 꼴로 주둥이가 뾰족한 반면(사진 왼쪽), 가오리는 오각형으로 둥그스름하다(사진 오른쪽). 배 부위 색깔도 다르다. 홍어는 배 부위 색깔이 등과 비슷하거나 암적색을 띠는데, 가오리는 배 부분이 흰색이다. 홍어가 발효할 때 나오는 암모니아 향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바닷물고기들은 삼투압 작용으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체내에 여러 화합물이 충분해야 하는데, 연골 어류인 홍어·가오리·상어 등은 특히 요소 성분이 많다. 요소 성분은 이들이 죽고 나면 암모니아로 분해되며, 이때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연골 어류 중에서는 특히 홍어에 요소가 많다. 가오리도 삭으면 암모니아 향이 나지만, 홍어만큼 톡 쏠 정도는 아니다.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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