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최순실 때문이다
  • 주진우 기자
  • 호수 473
  • 승인 2016.10.10 11: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득권과 일전을 치렀습니다. 저항이 거셌지요. 급기야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습니다.” 이 말이 탄핵의 가장 큰 사유였습니다. 틈만 나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비난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경제성장률은 4.5%, 박근혜 정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9%입니다. 무슨 일만 터지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였지요.


박근혜 정부 들어 거의 모든 곳에서 비명이 터집니다. 국가·가계부채 사상 최대,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 출생률 사상 최저…. 정치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엉망입니다. 문고리 3인방 전횡, 정윤회 막후 개입, 국정원 어버이연합 배후 조종 의혹, 우병우 파동까지… 부정과 비리의 냄새가 청와대 주변에 진동합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 가뭄, 역병에 지진까지…. 그래도 “이게 다 박근혜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탄핵도요.

사드, 북한 핵, 한진해운 문제 등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대통령도 ‘비상시국’이라고 했습니다. 비상시국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대한민국 권력 1인자’라고 불리던 사람이지요. 그녀를 통해서는 안 되는 게 없으니까요. 돈 800억원을 한 방에 모았습니다. 삼성은 최순실씨 딸 하나를 위해 말을 사주고 승마장을 꾸려주었습니다. 이화여대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그녀의 학점을 주기 위해 학칙을 바꾸고 소급 적용까지 했습니다. 최순실씨와 가까운 차은택 CF 감독은 각종 정부 행사를 싹쓸이했지요. 최순실은 국정감사의 핵이었습니다.

이 ‘비상시국’에 새누리당은 국감을 보이콧했습니다.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국회의장 퇴진을 위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국회의장이 법을 어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물러나야 한다고 합니다.

이 ‘비상시국’에 백남기씨가 돌아가셨습니다. 백씨가 물대포를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전 국민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부검을 하겠다고 합니다. 강제 집행도 불사하겠다며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대해 친박 중진 의원이 한마디 합니다. “최순실 이야기보다 낫잖아.”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이게 다 최순실 때문입니다.

Magazine
최신호 보기 호수별 보기

탐사보도의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시사IN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