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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민씨는 이번 여름에 올림픽 중계를 보지 않고 사드 관련 뉴스만 찾아보았다.

전해민씨(23)는 이번 여름 올림픽을 보지 못했다. 올림픽 때가 되면 가족과 텔레비전 앞에 둘러앉아 응원을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대신 전씨의 가족은 연일 보도되는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뉴스를 본다. 그녀는 “TV를 딱 켜면 부모님이 뉴스부터 틀어보라고 해요. 아무래도 올림픽에 관심이 안 가니까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 충북에 있는 외갓집에 가서야 전씨는 올림픽 열기를 느꼈다. 8월14일 온두라스와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거기는 다들 축구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더라고요. (사드 배치에 대한) 온도차를 조금 느꼈죠.”

8월15일 오후 4시, 전씨를 만난 곳은 대규모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는 성주의 성밖숲공원이었다. 이곳에서만 900명이 넘는 성주 군민이 삭발을 했다. 그녀의 아버지도 이날 삭발식에 동참했다. 전씨는 두 살 터울 여동생과 함께 삭발식 한편에 서서 ‘아빠! 엄마! 사드 없이 우리나라 지킬 수 있죠?’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성주 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부모는 낮 장사도 접고 행사에 참여했다. 아버지는 삭발 직후 사진을 찍어 가족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왔다. 빡빡 깎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다. 사진을 본 전씨는 “아빠가 유독 머리숱도 많고 길이도 쪼매 길었거든요. 그래서 더 어색하고 이상해요”라고 말했다.

기자명 성주·서주은 〈시사IN〉교육생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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