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트래픽 분석은 대부분 반쪽짜리
  •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 호수 464
  • 승인 2016.08.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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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사이트 유입이 전 세계에서 약 69%에 달한다.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암흑 지대를 ‘다크 소셜’이라 한다.

동네에 가게를 차리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상권 분석이다. 잠재 고객의 나이나 성별이 어떤지, 유동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인근에 내 가게의 경쟁자가 있는지 파악한다. 그런데 만약 동네를 지나다니는 손님의 70%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면 어떨까? 더구나 주변 가게의 간판도 가려져 있다면? 상권 분석을 하기가 꽤 난감할 것이다.

이런 일이 온라인 공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시장조사 기관 래디엄 원(Radium One)에 따르면, 명확한 경로를 판별할 수 없는 사이트 유입이 전 세계에서 약 69%에 달한다고 한다. 구글 애널리틱스 등의 트래픽 분석 서비스는 대체로 이런 출처 불명의 유입을 ‘직접 연결(direct)’로 처리한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PC에서 읽고 있다면 이 기사의 URL을 구성하는 문자와 기호 총 52개를, 스마트폰에서라면 총 50개를 암기해 타이핑했어야 한다. 그런 엄청난 암기력으로 전 세계 웹사이트를 하나하나 타이핑하는 사람들이 전체 유입의 69%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런 결과를 놓고 분석 서비스의 결함이나 잘못으로 몰아붙이는 건 다소 성급하다.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운, ‘다크 소셜(dark social)’이라 불리는 광범위한 암흑 지대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점은 이 다크 소셜 때문에 웹상의 트래픽을 명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존하는 트래픽 분석은 대부분 반쪽짜리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유입 경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다크 소셜’로 분류되는 경우는 주로 채팅 앱이나 이메일의  링크로 들어올 때다.

유입 경로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다크 소셜로 분류되는 경우는 주로 이렇다. 첫째, 카카오톡이나 라인, 텔레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같은 채팅 앱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다. 이런 채팅 앱에 공유된 링크는 현재로서는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물론 보완할 방법은 있다. 만약 구글이 만든 메신저가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면 최소한 구글은 그 메신저에서 공유되는 링크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메신저 링크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려면 사용자의 격렬한 반발을 뛰어넘어야 한다. 자사 메신저에서 공유되는 링크 정보를 직접 수집해 웹 검색에 노출했던 카카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 침해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이메일이다. 많은 이메일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이메일을 통해 유입될 때 그 경로 값을 온전히 제공하지 않는다. 이유는 채팅 메신저 앱과 같다. 이 또한 유저들의 프라이버시와 밀접히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모바일 네이티브 앱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나 안전 브라우징 모드로 유입되는 경우, 혹은 50~ 52자의 URL 주소를 직접 타이핑해 들어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다크 소셜을 통한 유입으로 분류된다.

서비스 유입 경로 파악은 데이터 분석의 기초

다크 소셜 영역을 줄여나가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의 이익과 합치한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서비스 내로 유입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모든 데이터 분석의 기초 중 기초다. 하지만 쉽지 않다. 래디엄 원에 따르면, 다크 소셜 비중이 전체 링크의 69%일 뿐 아니라, 오로지 다크 소셜로만 링크를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전체의 32%라고 한다. 다크 소셜 공유의 36%는 모바일에서 일어나며, 심지어 모바일 웹의 비중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서비스 제공자의 관점에서, 다크 소셜 영역을 좁힐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이 있기는 하다. 첫째, 긴 URL을 축약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런 서비스 대부분은 축약된 고유의 링크가 어디서 공유되는지 한 번 더 추적해준다. 둘째,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한 공유 버튼을 서비스 페이지 내에 최대한 반영하는 것도 다크 소셜 영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시간과 예산이 충분하다면 온·오프라인 쿠폰을 써서 이것이 어떤 경로로 공유되는지 파악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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