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전 국정원 직원들의 ‘양심선언’ 박원순 공작


박원순 “국정원에 대한 분노로 정치 시작했다”


이상한 원세훈 재판, 판사야? 변호사야?

 

‘좌익효수’도 박원순 단골 공격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박원순이 좌파의 거두이니 무조건 잡으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는 전 국정원 핵심 간부의 증언이 있었다.
희망제작소 할 때 국정원이 나에 대한 사찰을 시작했다. 그맘때부터 강의를 하면 정보과 형사들이 조사를 해갔다. 이름도 알고 있는데 여기서 밝히진 않겠다. 희망제작소와 관련한 기업 대표에게까지 전화해서 묻기도 했다고 하더라. 내가 정치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 중 하나도 이에 대한 분노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사찰)해도 되나? 그런 분노가 있었다. 정치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서울프레스센터 1층에 지역 홍보센터가 만들어졌다. 지방의 특산물, 인문, 관광, 투자 정보를 전시하고 물품을 판매해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중개하는 곳이었다. 괜찮은 아이디어였는데 희망제작소에서 위탁을 받았다. 그런데 원세훈 국정원장이 이걸 막았다. 그런 유사한 일들이 여러 번 있었다. 자꾸 나한테 촛불시위 배후 주동자라고도 했다. 내가 주동하고 이럴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랬다.

어버이연합도 각별히 박 시장을 챙긴다.
어버이연합이 (내가) 아름다운가게를 할 때부터 와서 데모를 했다. 그때 구호가 “박원순, 이년 나와”였다. 유명한 얘기 아닌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 누가 시킨 대로 ‘관제 데모’를 한 거다. 그때 뉴라이트의 핵심인 한 대학교수가 ‘박원순이 대선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내가 보기엔, 그런 것들이 다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서울시장이 된 뒤로 어버이연합은 집중적으로 내 아들 문제를 공격했다. 어버이연합이 열아홉 번이나 나를 비난하는 집회를 연 것도 국정원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사IN 윤무영박원순 시장은 “어버이연합이 열아홉 번이나 나를 비난하는 집회를 연 것도 국정원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원세훈 원장 때부터 박 시장을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여겨 ‘타깃’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내가 너무 잘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대선 주자라기보다는 아마 서울시장 시절 MB의 특혜 정책이나 비리를 내가 바로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 시장 시절 서울시가 새로운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스마트카드라는 회사가 만들어졌는데, 서울시와 LG CNS가 손잡고 설립하며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내가 시장이 되고 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시장이 민간에 넘겨준 꼴이더라. 그래서 LG CNS로부터 독립성 강화, 서울시의 경영 개입 확대 등을 추진했다. 알다시피 지하철 9호선도 매쿼리가 이익을 엄청나게 가져갔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 이지형씨와 관련되지 않았나?(야권 및 시민단체 일각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 즉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가 매쿼리 IMM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한 것을 두고, 매쿼리가 2008년 메트로 9호선의 2대 주주로 등극하는 데 정권 차원의 특혜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해가 안 가는 게 자기 조카가 몸담은 회사에 어떻게 사업권을 줄 수 있나. 나 같으면 그 회사에 안 주든지 조카에게 손을 떼라고 해야지. 이걸 밝히지 못하게 하려고 나를 공격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국정원에서는 별다른 내용이 아니어도 ‘박원순 관련 대응’이라고 제목을 쓰면 윗선으로 보고됐다고 한다.
시장이 되기 전, ‘희망과 대안’이라는 야권연대 추진 기구를 시작할 즈음에 어버이연합이 와서 폭력적으로 행사를 못하게 했다. 그때부터 주목받았던 것 같다. 여야 막론하고 공천 심의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 정치적으로 뜨진 않았지만 내가 정치권에 나서면 주목받을 거라고 국정원이 생각한 것 같다.

2009년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이 직접 박 시장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명예훼손 소송을 내기도 했다. 전 국정원 간부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을 종북으로 몰아라. 져도 좋으니 무조건 소송하라. 시민단체는 거액 소송이 걸리면 무서워한다. 기를 죽여라’ 이런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청문회를 열어야 할 사안 아닌가. 서울시장인데 요란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좋지 않다. 점잖게 대응하려 한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박원순 죽이기’가 계속되는 것 같은데.
언론 탄압도 있다. 시장이 되기 전에 YTN과 인터뷰해서 녹화까지 끝났는데 방영이 안 됐다. 시장이 되고 SBS 〈힐링캠프〉에 나가기로 했는데 그것도 출연하지 못했다(2012년 〈힐링캠프〉는 박원순 시장의 섭외를 진행했으나 SBS 측에서 돌연 취소했다. 당시 SBS 측은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박 시장에 상응하는 다른 정치인 섭외가 원활하지 않았다”라며 불발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 공중파 방송사 서울시청 출입 팀장이 찾아와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에서 자꾸 나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라고 하는데 거절했더니 자기 밑에 있는 후배 기자에게 바로 시켰다며 미안해서 인사하러 온 적이 있었다. 2014년 5월2일 지하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가 났을 때 KBS가 의도적으로 기사 수를 늘려 논란이 있었다(당시 KBS 노동조합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우 민감한 파장을 낳을 수 있는 서울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는 지시가 윗선에서 내려졌다. 실제로 관련 뉴스가 확대 재생산돼 연일 톱뉴스로 보도됐다”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나만 공격했다. 그뿐 아니라 내가 일본에서 강연한 내용이 NHK 뉴스에서는 그날 저녁, 다음 날 오후, 저녁 등 3회 방영됐다. 그런데 한국 방송에는 안 나갔다. 한 방송사 간부가 “메인 뉴스 시간에 나갈 수 없단 거 잘 아시죠?”라고 말해주었다. 공중파에선 내 이름이 금기어라고 했다.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 때도 다른 도지사나 시장은 모두 참석했는데 나만 빠졌다. 청와대에서 나를 안 불렀다. 현 정부는 서울시가 잘되는 걸 못 본다. 정권에 탄압받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바뀌어도 (박원순 죽이기) 기조는 크게 안 바뀐 것 같다.

메르스 사태 때, SNS에서 박 시장에 대한 네거티브 언급 수치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도 했다.
보통 시민이 그렇게까지 조직적·체계적으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도 있을 것 같다. 서울시장으로 한 일들이 제대로 알려지면 선거 끝났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나(웃음).

지난 6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불수용 방침을 두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 쪽에서 장관 결재까지 받았고 발표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의견을 서울시에 물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몇 시간 지나서 합의가 안 됐다고 하더라. 장관 결재까지 되어 결정된 걸 누가 엎겠나? 그 윗선은 누구겠나?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높다.
열심히 시정을 했는데도 내가 샅샅이 개입하지는 못했다. 큰 틀에서는 했는데 외주·위탁 문제를 못 돌아본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이번 기회에 이명박·오세훈 시장 때부터 추진한 외주화, 그러니까 신자유주의의 큰 흐름을 확실하게 뜯어고치려 한다. ‘서울 모델’을 하나 만들어서 몰아치려 한다. 고건 전 시장 재임 당시 7조원가량이던 서울시 채무가 이명박-오세훈 시장을 거치면서 20조원으로 급증했다. 빚져가면서 마음껏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그걸 내가 다시 7조8000억원을 줄여 13조원가량으로 감량했다.

박 시장이 시 공무원과 산하단체를 장악하지 못해서 정부와 ‘내통’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취임 3년이 될 때까지 전임자가 그대로 간 경우가 있었다. 임기가 보장돼 있는데 중간에 몰아내고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나. 잘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장악이 덜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시비 걸기는 힘들고 내 책임이다.

기자명 정희상·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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