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언론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금배지 달기 위해 펜 휘둘렀나


MBC, KBS는 ‘정권 스피커’?

 

KBS·MBC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이후 내부 견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친정부 성향의 경영진이 사내 민주노조와 기자협회 등의 비판에 귀를 닫으며 불공정 보도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KBS 기자 대부분이 가입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뉴스9〉가 지난 3월7일부터 17일까지 다섯 차례나 ‘북한 위협’을 톱뉴스로 전하고 3월15일부터 17일까지 ‘北 위협’ 관련 보도가 17건에 달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북한 위협과 안보 불안을 부각하는 의도적인 ‘북풍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KBS 보도국 간부를 중심으로 결성된 ‘KBS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은 최근 KBS 기자협회를 향해 “민주노총 산하 특정 노조의 2중대”라고 도발하는 한편 “총선이 다가오며 또다시 편파적인 모니터 활동이 도드라진다”라며 공정 보도를 위한 내부감시에 대해 “해사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MBC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9월 최기화 MBC 보도국장은 〈뉴스데스크〉 보도를 비판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를 뭉치째 찢어 보도국 쓰레기통에 버렸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최 국장의 행동을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최근 복직한 이상호 MBC 기자는 사내 게시판에 최 국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게시판 접근이 차단되고 현재 또다시 해고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3월18일 투표인원 대비 찬성률 85.42%로 파업을 결의했다.

SBS는 최근 노사가 참여하는 보도편성위원회에서 올해 세 차례에 걸쳐 〈8뉴스〉에 최금락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등장한 점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최금락 예비후보는 SBS 보도본부장 출신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을 거쳐 SBS 사옥이 위치한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출마했다. 노조는 “보도 책임자들이 SBS 출신인 최 후보와의 관계를 고려해 뉴스 보도를 최 후보 선거운동에 동원했다”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민주 노조가 있는 지상파 3사에서는 이처럼 내부 비판이라도 들리지만, 노조가 없는 TV조선·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에선 보도의 정치적 편향성을 견제하는 내부 비판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TV조선은 새누리당의 노골적인 ‘친박 패권주의’는 물론이고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드러난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에도 침묵했다”라고 지적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는 종편의 막말과 편파 방송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3월18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들이 파업 찬반투표 후 개표를 하고 있다(위). 개표 결과 85.42%가 파업에 찬성했다.

 

기자명 정철운 (〈미디어오늘〉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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