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고 놀까


7000만 ‘호갱’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스트리밍 서비스의 고전적인 문제

 

 

 

영어에 크게 거부감이 없다면, 넷플릭스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를 추천한다.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이나 ‘훌루(HULU)’는 미국에서도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 서비스로 꼽힌다.

음악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스포티파이(Spotify·사진)’나 ‘애플뮤직’ ‘판도라 라디오’ 같은 서비스를 통해 한국에 라이선스되지 않은 해외 음원을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의 추천 알고리즘 역시 고도화된 덕에, 취향에 맞는 새 앨범을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민감한 문제가 있다. 한국에 서비스되지 않는 앱이나 사이트는 VPN이나 프록시 서버를 통해 해외 IP로 우회 접속해야 한다. 이 방법은 IT 업계에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온라인 공간에서 과거와 같은 ‘국경’이 얼마나 의미가 있냐는 질문부터 어디까지 세금을 매기고 어느 나라에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법률적인 문제가 뒤섞인다. 우회 접속은 전통적인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세계시민(?)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 국가 정보기관의 댓글 조작에 동원되는 ‘어둠의 경로’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콘텐츠를 무제한 공급받는다는 것이 공정한 거래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스포티파이의 예를 들어보자. 스포티파이는 무료 이용자가 한 곡을 들을 때마다 해당 아티스트에게 0.0012달러가 지급된다. 유료 프리미엄 회원이 들을 경우는 0.0153달러다. 해외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저작권료 문제는 문화계 전반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VOD 스트리밍 역시 음악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덕질이 편한 것과 제대로 된 가치를 지불하는 것이 무조건 일치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업체는 ‘돈 내고 덜 보는’ 다수 덕에 ‘돈 내고 많이 보는’ 소수를 감당하며 수익을 얻어낸다.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이 ‘호갱의 경제학’은 자칫 균형을 잃으면 서비스 업체가 파산하거나 아티스트의 창작 기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콘텐츠 소비에 윤리적인 굴레를 덮어씌울 수는 없지만, 무제한 스트리밍의 편리함과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모두 취할 수 있는 균형은 ‘덕질의 지속’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자명 중림동 새우젓 (팀명)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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