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10년 동안 1조인분 소비됐다”
  • 안은주 기자
  • 호수 46
  • 승인 2008.07.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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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식물종자회사인 몬산토 사의 수터 이사는 과학자들이 안전하다고 지지해도 GMO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과학 지식을 모르거나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시사IN 한향란
1993년 몬산토에 입사한 킴벌리 마긴 수터 이사(위)는 생명공학 작물 정책 및 전략 수립에 관련한 일을 한다.
기후변화, 농업 생산량, 인구 증가 추이 등 식량 위기를 부추길 요소만 산적해 있다. 세계 최대 식물종자회사이자 유전자변형 농산물(GMO) 개발로 유명한 미국 몬산토 사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진단할까. 지난 7월23일 한국을 방문한 몬산토의 킴벌리 마긴 수터(40) 국제 유지작물 담당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세계 곡물 생산량과 인구 증가 추이에 대해 몬산토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현재 세계 인구가 66억명에 달하는데, 2040년이 되면 96억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계산해도 식량 공급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야 한다. 환경을 덜 파괴하면서 생산량을 늘릴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 박사는 기후변화나 농업 생산량 등을 감안할 때 식량 공급량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농업 생산량을 늘릴 방법이 있나?
몬산토의 경우 지난 6월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래 약속을 내놓았다. 2030년까지 옥수수, 대두, 면화 등의 평균 수확량을 2000년 대비 두 배로 올리겠다는 약속이다. 물론 생명공학(GMO)이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지만 그 외 다른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커를 이용한 육종기술(GMO와는 다르다)을 활용하면 품종을 더 빨리 개선할 수 있다. 농경법에 대한 개선도 있을 수 있다. GPS가 농사에 활용되는 등 농사 장비가 좋아지고 정밀한 파종도 가능해졌다. 생산성을 늘리는 데 활용할 만한 기술이 많다. 생명과학기술, 육종, 농경법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게 가능할 것이다. 옥수수나 대두는 세 기술을 조화시키면 2030년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생산량 증가에 매진하기보다는 육류 섭취나 곡물 소비를 줄이고, 자동차 연료로 곡물을 사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주장인데 우리도 관심을 갖고 있다. 몬산토는 수확량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종자를 개발 중이다. 더 적은 땅과 물·농약을 쓰고, 농약 살포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를 줄이는 종자다. 질소 효율이 높은 신품종이나 가뭄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품종이 그런 구실을 할 것이다. 바이오 연료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바이오 연료가 화석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효용성은 있다. “바이오 연료를 통해 연료 소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라는 미국 농무부(USDA) 연구 결과도 있다. 바이오 연료 덕에 연료비를 연간 300달러 절약했고, 식료품비는 60달러 정도 더 썼다고 한다. 이 계산대로라면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것이 이득이다. 수확량을 늘리면 이런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식량은 중요하다. 그러나 식품이냐, 연료냐로 나눠서 볼 문제는 아니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해법은 결국 수확량을 늘리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몬산토가 현재 생산하는 제품과 파이프라인에 있는 제품을 보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GMO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논란이 왜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는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와 과정을 사용하는데도 사람들의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사람들이 구체적이고 어려운 과학 내용을 알고 싶어하지 않거나 배경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논란이 지속되지 않나 싶다. GMO에 대해서는 세계 유수의 과학자가 안전성을 검증해왔다. 노벨상 수상자 25명, 저명한 과학자 3400명, 세계 규제 당국에 있는 많은 사람이 검사 과정을 보고 GMO를 지지한다.

과학자들이 “GMO는 안전하다”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은 과학자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탓도 있다. 과학자도 결국 기업의 돈을 받아 그 기업의 입맛에 맞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현실 아닌가.
몬산토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나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국제기구가 권장하는 방법에 따라 안전평가를 한다. 연구는 독립 패널이 진행한다. 연구자가 몬산토의 펀딩을 받아 안전성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GMO를 사료로만 쓴다” “GMO 밀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것은 미국인이 GMO 밀을 먹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이 있다.
사실이 아닌 루머일 뿐이다. 미국의 경우 대두는 93%, 옥수수는 80%, 면화는 86%가 GMO다. 모두 미국인의 식탁에서 소비되거나 수출된다. 몬산토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돈을 투자해 제초제 저항성 GMO 밀을 개발했다. 상용화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미국 내 밀 업계가 우려감을 표시했다. 미국에서 GMO 밀을 생산하면 유럽 수출길이 막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밀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는 것보다는 보류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현재 출시를 보류한 상태다.

거버나 하인즈 같은 미국 식품회사도 GMO 프리 선언을 하지 않았나. 미국 내에서조차 GMO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좀더 폭넓게 보장하자는 전략인 듯하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유기농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식품회사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인체 실험을 통해 GMO의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가 있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는 없다. 국제 지침에 따라 안전평가를 한 뒤에 제품이 상용화된다. GMO는 10년 이상 상용화 경험이 있고, 지금까지 1조인분만큼 생산되고 소비된 안전한 제품이다. 미국 식료품점에서 파는 식품 가운데 80%가 GMO를 원재료로 한 것이다.

당신은 어떤 식품을 주로 소비하는가?
나는 주로 싼 것, 할인하는 것을 산다. GMO가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유기농이나 GMO 프리 식품을 살 필요가 없다.

미국 학교는 ‘GMO 프리’를 권장하지 않나?
학교에서 굳이 유기농이나 GMO 따위는 구분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피자나 햄버거 같은 것을 덜 먹이고 야채와 과일을 더 먹이는 문제에 신경 쓴다.

몬산토가 굶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는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그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예컨대 워런 버핏 재단 등과 함께 아프리카를 위한 품종을 개발하고 나눠 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세 농민을 돕는다. 또 5년 동안 연구비 1000만 달러를 지원해 중요한 작물의 품종을 개발해 아프리카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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