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이렇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6년 또한 혼용무도(昏庸無道)의 해일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이 든다. 〈교수신문〉이 뽑은 2015년의 사자성어 혼용무도는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으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용군(庸君)’에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행해지지 않음을 표현한 ‘무도(無道)’를 더한 것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경보가 내린 2015년 12월22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의 하늘은 그러한 세상을 닮아 있었다. 온통 회색빛으로 뒤덮인 시야. 안개라면 그나마 나으련만 매캐한 냄새까지 배어 있는 미세먼지는 편한 숨 한번 들이쉬기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 주변을 오가는 비행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부디 뿌연 먼지가 말끔하게 걷혀 2016년에는 대한민국의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길.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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