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

진흙에 던져진 유승민 연꽃을 피울까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증언자


최경환 씨는 알까? 중진공의 애틋한 마음을


철학의 빈곤, 막말 수준의 언사


‘대륙의 실수’ 바람 한번 거세네


집밥이 별건가유 이렇게 하면 쉽쥬?


동양인 편견에 대한 결정적 한 방


세 살배기 주검 앞에 지구가 울었다


흙수저 입에 물고 ‘노오력’ 해봤자

 

올 한 해 샤오미 열풍은 거셌다. 중저가 IT기기 돌풍의 선두에 자리 잡은 샤오미는 이어폰, 보조 배터리, 블루투스 스피커 등 주변 기기를 시작으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체중계 따위 생활 제품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여기에 정수기·에어컨·공기청정기·노트북·드론 같은 가전제품까지 들여오면서 샤오미에 대한 국내 관심은 더욱 달아올랐다. 가격 대비 성능이 단연 으뜸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2016년 1월에는 샤오미 텔레비전이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사는 ‘반값 TV’ 열풍이 재현되리라 보고, 샤오미 텔레비전 판매권 확보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열풍’이 거세지만, 샤오미는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어떤 광고 활동도 한 적이 없다. 2014년 국내 구매 대행업체나 중소 수입업체가 현지에서 물건을 사온 게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륙의 실수’로 조롱받던 중국산 제품이 ‘대륙의 실력’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쪽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판매 증가 속도는 가팔랐다.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2010년 2억5000만 달러에서 2014년 160배 상승한 400억 달러(약 47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에서 히트한 보조 배터리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서 지난해 3분기 대비 올 3분기 매출이 64배나 늘었다. 온라인에서는 잇따라 샤오미 브랜드 기획전을 열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한국 진출을 공식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월27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2015 창조경제 박람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류더 샤오미 부회장은 “한국에 정식 오피스를 열 생각은 없지만, 판매를 위한 총판 개념으로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공식 진출 땐 보조 배터리 같은 IT 액세서리 기기류와 스마트 TV 등을 판매할 생각이다. 가급적 빨리 한국에 진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국내 기업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Xinhua스티브 잡스 스타일로 신제품을 발표하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

‘태풍을 만나면 돼지도 날아오를 수 있다’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남긴 말처럼, 샤오미는 탄생, 상품 개발, 마케팅 전략까지 태풍의 길목을 놓치지 않았다. 샤오미 소셜 커뮤니티는 기업과 고객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대규모 팬덤을 만들어냈다. 예약 주문을 받아 유통 비용을 제로로 만드는 동일 사양 최저가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샤오미가 해외 진출 위해 넘어야 할 ‘특허 문제’

현재 샤오미의 브랜드 영향력은 전 세계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의 목표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아니라 해외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샤오미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특허 문제가 그렇다. 애플과 삼성은 ‘특허권’을 전쟁에 비유할 만큼 엄격히 다룬다. 샤오미는 애플이 만든 뛰어난 기술과 감각적인 디자인 이미지를 ‘베낀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짝퉁 애플’로 불릴 정도다. 레이쥔 회장은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제품 설명회에 나타나기도 한다. 샤오미는 특허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일단 미국·유럽 시장이 아닌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역시나 저가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샤오미는 ‘짝퉁 샤오미’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2014년 7월 레이쥔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기업이 샤오미를 배우고 있지만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우리가 쌓아온 인터넷 개발 경험과 고객 참여 생태계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 2015년에는 이 말이 통했으나 2016년에도 그럴지는 지켜볼 일이다.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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