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이 ‘예술’인 저 바다를 보라

아직 어디로 휴가를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한 사람에게 유익한 정보가 있다. 시인이자 여행가인 블로거 이용한씨(gurum.tistory.com/entry)가 소개하는 ‘물빛 좋은 섬·바다 10곳’이다. 짧지만 시적인 소개 글과 보석 같은 사진을 보고 나면 당장 배낭을 꾸리고 싶을 것이다. 

①거문도 등대 길의 비취색 바다:거문도는 제주와 여수의 중간에 위치한 섬으로, 여수에서 뱃길로 1시간50분 걸린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목에 한적한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이 해수욕장과 마주보는 등대길 바다는 그 물빛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②욕지도 노적마을의 청옥빛 바다:경남 통영항에서 서남쪽으로 27km쯤 떨어진 섬이다. 욕지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비탈밭이 가득한 노적마을이다. 팽나무와 메밀잣밤나무가 들어선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면 물빛이 유난히 고운 바다가 펼쳐진다. 

③조도 신전 앞바다:조도는 진도 다도해국립공원의 중심이다. 새떼처럼 흩어져 있어서 조도라 불린다. 150여 개의 크고 작은 무인도 사이에서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은 황홀하다. 

④하태도 장부래 옥빛 바다:하태도는 태도(苔島)의 세 섬(상태·중태·하태)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목포에서 3시간30분 걸린다. 우묵하게 휘어져 들어간 지형에 장부래해수욕장이 있다. 여객선에서 장부래 바다를 보면 그 물빛이 환상적인 옥빛이다.  
   
⑤우도 검멀레 해안의 검푸른 바다:제주 우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쇠머리오름이다. 그 절벽 아래에서 오름을 볼 수 있는 곳이 검멀레(검은 모래를 뜻하는 제줏말) 해안이다. 이름에 걸맞게 물빛이 검푸르며 신비하다.

⑥보길도 중리해수욕장의 금빛 바다:보길도의 매력은 윤선도의 유적지에 있지 않고, 저 바다와 해안선에 존재한다. 해질 무렵 보길도의 중리해수욕장은 온통 금빛으로 물들어, 해안의 백사장까지 금빛 가루를 뿌려놓은 듯하다.

⑦울릉도 죽도의 새벽 바다:저동항에서 죽도 쪽으로 뜨는 일출은 환영 같다. 해가 뜨기 직전 오징어잡이 배의 출항 모습이나, 멀리 오징어잡이 배를 배경으로 한 새벽 바다는 잊을 수 없는 한 폭의 그림이다.   

⑧마라도 해식 단애의 금빛 바다:마라도에서 일출을 만났다면 마라도의 첫 번째 아름다움을 본 것이나 다름없다. 해식 단애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감동 그 자체다. 금빛 바다에서 어선 몇 척이 금빛 물고기를 건져 올린다.  

⑨청산도 진산 갯돌밭의 투명한 바다:예부터 신선의 섬이라 불린 청산도. 이 섬은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무대이기도 했다. 신흥리해수욕장에서 고개를 넘어가 만나는 진산리 갯돌밭은 청산도의 일곱 군데 갯돌밭 가운데 가장 곱고 아름답다. 이 갯돌이 파도에 부딪치며 내는 맑은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답다.

⑩두미도 구전포구의 맑은 바다:통영에는 많은 섬이 있다. 그렇지만 두미도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뱃길을 세 시간 달려 도착한 두미도 두전마을 선착장은 심심할 정도로 한산하다. 무서우리만치 적막한 섬. 물빛이 고운 바다에는 갈매기가 한가롭다.

놀랍고 아쉬운 독도 체류 15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그곳에 독도가 있다. 두 개의 섬 독도가 자아내는 아름다움과 광채는 보는 사람을 매료시킨다. 미국에 사는 블로거 조이(blog.daum.net/2006jk)가 일본의 ‘생떼’가 시작되기 전에 그곳을 다녀왔다.  
   
〈‘독도 방향. 독도까지 87.4km.’ 울릉도 선착장의 팻말입니다. 자, 그럼 오늘은 독도로 가볼까요? 독도 가까이 갔을 때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새들의 천국’답게 갈매기 떼였어요. 배에서 내려서니 동도와 서도 사이에 우뚝 서 있는 기묘한 바위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동도 선착장에 약 15분간 머문다는 선장의 방송. 그리고 선착장 밖으로 절대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고. 오랜 고생 끝에 왔는데 겨우 15분이라니….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 정도라도 만족해야지. 관광객이 갈 수 있는 거리는 10여m.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두리번거리는데 흰 삽살개가 보였어요. 이름은 독도. 삽살개는 ‘액운을 쫓는 개’라고 해요. 일본의 독도 망령 귀신을 내쫓는 데는 이 개가 제격인 거 같아요. 그런데 이 녀석 외롭지 않을까요. 어, 저기 한 마리 더 있네요. 

제가 서 있던 곳은 동도예요. 그 곁에 서도가 우뚝 버티고 서 있죠. 동도에는 관절염 있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기절할 계단이 놓여 있었어요. 어, 그런데 벌써 돌아오라고 배에서 신호를 보내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다 볼 수 없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특별히 동도와 서도를 한 바퀴 돌아주시겠다는 선장님 방송 들으면서 보니, 서도와 갈매기가 참 멋지고 평화로워 보였어요. 배가 섬을 돌아설 때 동도 꼭대기의 건물이 살짝 보였어요.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의 거주지겠지요. 경찰이 근무하는 동도에서는 물이 안 난대요. 물이 나는 유일한 곳은 서도 뒤편의 동굴 안. 생수도 여기에서 길어다 먹는대요. 이렇게 독도를 한 바퀴 돌고 배는 다시 울릉도로 향했어요. …안녕, 독도!〉

ⓒ연합뉴스

시원한 대나무를 껴안거나 껴입거나…

죽부인을 껴안고 눈 붙여본 사람은 안다. 그 시원함과 묘한 상상력이 주는 재미를. 그렇지만 죽부인은 어린이나 젊은이가 껴안고 자기에는 좀 남세스럽다. 어울리는 대나무 제품이 있다. 블로거 김홍기씨(blog.daum.net/film-art)가 추천하는 대나무 소재 의복이다.     

〈어머니가 사 오신 여름 과일을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먹다가 문득 대나무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왜, 옛사람은 대나무로 소쿠리를 짰을까요? 방부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효능은 피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 수액을 짜서 피부에 쓰면 내부의 필수 아미노산과 미네랄 그리고 대나무 섬유질에 들어 있는 항 박테리아 물질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 트러블을 유발하는 여름 세균을 철저히 막아주는 것이죠. 대나무 수액을 이용한 모이스처라이징 스킨을 사용해보세요. 보습 효과가 무척 좋습니다.

요즘에는 대나무를 소재로 만든 옷도 있습니다. 대나무 입자에서 추출한 섬유질로 원사를 만들어 이것을 소재로 옷을 제작하는 거죠. 유럽에서는 이미 제2의 면으로 불리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나무 추출 섬유는 특유의 광택까지 있어서 실크와 같은 느낌을 신체에 부여합니다. 다른 면사는 요즘 논란이 되는 유전자조작식품(GMO)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재배시 사용하는 살충제의 양이 많아 옷으로 해 입으면 피부 트러블이 생깁니다. 대나무 특유의 항균 작용으로 민감성 피부를 가진 여성의 신체에 좋은 질감을 선사합니다. 게다가 자외선 차단 효과도 월등하지요. 생물 분해가 잘 되어서 친환경적입니다.

경북 안동 지방에 가면 대나무로 만든 여름철 토씨와 의복, 죽부인을 볼 수 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을 사용해 더위를 쫓았습니다. 대나무가 여름철 최고의 소재로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끈적거리지 않고 통기성이 뛰어나기 때문인데요. 대나무에서 추출한 원단이 피부에 동일한 작용을 한답니다. 그래서 대나무를 이용한 원단이 면보다 서너 배 더 효과 있고 습기성·통기성도 좋습니다. 특히 여름에 땀띠로 고생하는 아기들을 위해서는 기존의 면보다 이 대나무로 만든 옷이 특히 좋아서 미국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정리·오윤현 기자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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