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최신 스마트폰 3대를 동시에 사용하게 됐다. 10월23일부터 한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 6s를 일본에서 구해왔다. 그리고 10월8일 출시된 LG V10을 LG전자에서 리뷰용으로 대여받았다. 이 와중에 최근 한국을 방문한 샤오미 직원을 통해서 지난 8월 출시된 레드미 노트2를 구입해서 쓰는 중이다. 다음은 세 제품에 대한 간략한 인상기다.

애플 아이폰은 모델 숫자를 4, 5, 6 하나씩 올릴 때마다 디자인 등 외형에서 변화가 생긴다. 그 후 출시되는 숫자에 ‘s’가 붙는 제품은, 디자인은 그대로인데 속도 등 내부 개선에 집중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폰 6s는 1년 전 모델인 아이폰 6와 겉보기에 전혀 변화가 없다. 처음에는 뭐가 바뀌었는지 알아채기 어려워 어리둥절할 정도다. 단지 손으로 집어보면 미세하게 두꺼워지고(0.2㎜) 약간 더 무거워졌다(14g)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세 적응되는 정도다.

6s는 무엇보다 속도가 빨라져서 사용하기에 쾌적하다. 안정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D 터치다. 사용자가 화면 위의 앱 아이콘을 더 세게 누르면 쇼트컷 메뉴가 떠올라 더 편리하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직접 제공하는 카메라, 전화, 문자 앱 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내 경우에는 편의성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라이브포토 기능이 재미있다. 이 새로운 기능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셔터 순간 전후를 1.5초 정도 자동으로 저장해서 보여준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묘미가 있다. 정리하면 아이폰 6s는 더 원숙해진 아이폰 6라고 할 수 있다. 환율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서 16G 용량 모델이 92만원부터 시작한다.

ⓒ연합뉴스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해온 LG전자가 10월8일 새로운 스마트폰 V10을 출시했다.

LG 스마트폰을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V10은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해온 LG가 절치부심해서 내놓은 슈퍼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좋다. 뒷면은 플라스틱 커버고 양쪽 측면은 스테인리스스틸로 되어 있다. 잡는 느낌도 좋고 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화면은 5.7인치로 갤럭시 노트나 아이폰 6+보다 조금 더 크다.

이번 V10의 가장 독특한 차별화 요소는 세컨드 스크린과 전면 듀얼카메라다. 화면 상단에 긴 띠처럼 들어 있는 세컨드 스크린은 메인 화면이 꺼져 있을 때도 항상 작동해 날짜·시간·날씨 등을 보여준다. 터치해서 자주 쓰는 앱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화면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고 작은 화면을 터치해서 조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두 개의 전면 카메라는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유용하다. 두 개 중 광각카메라를 선택하면 셀카봉 없이도 여러 명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V10은 79만원이다. 슈퍼프리미엄 폰치고는 조금 싼 느낌이다. 카메라 성능을 중시하고 착탈식 배터리를 원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어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가

샤오미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레드미 노트2를 구했다.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32G 용량의 제품이 우리 돈으로 18만원 정도다. 중국 사용자 위주로 되어 있어 설정하는 데 고생했지만 자주 쓰는 앱을 설치한 이후에는 충분히 쓸 만했다. 물론 카메라 성능은 보통이며 지문 인식이나 NFC 기능 같은 첨단 기능은 없다. 하지만 5.5인치의 큰 화면에 LTE 속도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 일반적인 이용에는 충분하다.

앞서 소개한 세 종류의 폰은 전화를 받고, 인터넷을 하는 데 필요 이상으로 좋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프리미엄 폰을 살 것인가, 아니면 필요한 기능만 있는 소박한 값싼 폰을 살 것인가. 소비자의 고민도 늘어가지만, 그런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가 하는 기업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전략을 놓고 삼성전자·LG전자의 고민이 갈수록 커질 듯하다.

기자명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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