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그사이 욕이 많이 늘었다. 발언을 하라고 해도 몇 마디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던 허씨가 독기 어린 발언과 욕설을 내뱉게 된 건 아마도 세월호 참사 490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실종자’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족조차 될 수 없었던 실종자 가족. 그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실종자 수습과 세월호 인양을 위한 첫 조사가 8월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시작됐다. 1만1000t급 바지선 ‘다리호’에서 해양수산부와 중국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 시작한 첫 조사다.

하지만 내년 여름 태풍이 오기 전까지 실종자 유실 없이 인양을 끝내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조사 이틀째인 8월20일만 해도 세월호 침몰 지점 부근 해상은 강한 조류와 안개로 사진을 찍기조차 버거웠다. 그러나 한시도 잊지 말자. 저 차가운 바다 아래에 아직도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씨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1년 넘게 사고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세월호가 있다는 것을.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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