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7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이하 하노위)의 강병재 의장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남문 옆 송전탑으로 올라갔다. 그는 2005년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업체인 동진계전에 입사하고 2년 뒤에 하노위를 만들었다.

그런데 2009년 회사가 갑자기 폐업을 신고하고 다른 이들이 고용승계를 받아 회사를 옮길 때 그를 비롯한 3명의 하노위 노동자들만 제외되었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강 의장은 복직을 위해 2년을 싸웠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자 2011년 결국 송전탑으로 올라갔고 88일의 고공농성 후 ‘복직확약서’를 받고 땅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싸움은 끝이 아니었다. 회사는 4년이 지나도 그를 복직시키지 않았고 확약서는 사문서가 되었다. 그는 지난 4월9일 “약속을 지키라”며 다시 대우조선해양에 있는 60m 크레인에 올랐다.

강 의장이 크레인에 오른 지 78일이 되는 6월25일 오후,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 먹구름이 그의 머리 위를 뒤덮고 있었다. 장마야 곧 끝나겠지만 4년 넘게 그의 인생을 뒤덮은 해고의 먹구름은 언제쯤 거두어질까. 강 의장과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하청노동자에게 햇살 드리울 날이 오긴 할까?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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