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고 대충 만들지도 않았다. 구글 포토의 ‘포토 어시스턴트’는 사진을 애니메이션이나 앨범으로 자동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연사 기능을 활용해 찍은 사진들은 자동으로 ‘움짤’이 되고, 왼쪽과 오른쪽을 평행으로 찍은 사진들은 자동으로 파노라마 사진으로 변환해준다. ‘스토리’ 기능은 특정 사진과 영상을 공간 이동과 맞물려 편집해주는 서비스다. 여행 중에 찍은 사진과 영상은 구글 맵과 연동되어 완결된 여행기로 재탄생한다.
검색 엔진으로 시작한 회사답게, 구글은 구글 포토에도 강력한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을 찍은 장소나 시기, 사물과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사진을 검색해준다. 동물이나 장소·지하철, 심지어 결혼식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도 그에 맞는 사진을 보여준다. 텍스트로 검색하면 이미지를 찾아주는 것이다. 사물의 형태나 색깔 등 이미지 정보만으로도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확한 알고리즘을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연계하면 인공지능에 도달할 것이라 보았던 초기 연구는 실패로 귀결되었다. 이들이 간과한 것은 완벽한 논리 체계라 하더라도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메워가며 학습·성장해야만 완결된 ‘지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었다. 딥러닝을 비롯한 ‘연결주의’적 접근은 이런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최근의 인공지능 연구는 신경망의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ANN:Artificial Neural Network)을 구성하고, 다양한 자극을 집어넣어 학습시키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 ‘인공지능’ 얻으려고!
‘자극’이 곧 ‘데이터’다. 더 많은 데이터가 있을수록 인공지능은 더욱더 학습하고 고도화된다. 텍스트 검색 엔진으로 출발한 구글은 다양한 언어로 기록된 웹의 방대한 텍스트를 수집하고 분석해왔다. 이제 구글 포토를 통해 무료로 무제한의 사진 스토리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개인이 가진 사진 데이터를 모조리 긁어모아 궁극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다름없다.
매킨지는 10년 뒤인 2025년이면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로 지식 노동이 자동화되면서 약 5조2000억~6조7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0조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구글은 진일보한 미래의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막대한 시장 기회를 이미 시야에 두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은 대표적인 인공지능 낙관론자이자 전문가다. 한국 기업과 정부, 학계, 그리고 시민사회는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폭격에 응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