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법으로 최저임금을 정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26개국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5580원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먼저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도 노동계와 사용자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크다. 노동계는 OECD 통계를 근거로 하위권이라고 주장한다. OECD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일제 노동자 임금의 ‘평균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3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20위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반면 재계는 ‘중위값’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자체 계산해보니 49.7%로 OECD 22개국 중 9위를 차지해 상위권이라 주장한다. 중위값이란 우리나라 노동자를 임금수준별로 일렬로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임금을 말한다.

2015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미국 달러로 환산해 단순 비교해보면, OECD 26개국 가운데 한국은 5.15달러(1083.3원 환율 기준)로 15위다. 오스트레일리아가 13.7달러로 1위, 룩셈부르크가 12.92달러로 2위다. OECD 평균은 6.5달러다. 최저임금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은 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오스트리아·스위스·스웨덴·이탈리아·핀란드 등 8개 OECD 회원국을 포함하면 한국은 더 낮아진다. 이 8개국은 산업별·기업별로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자율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비조합원이나 외국인도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 노사가 체결한 최저임금 수준이 OECD 평균 이상이다. 2015년 스웨덴 호텔·레스토랑 노동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약 14.28달러다. 노르웨이는 건설 노동자, 청소 노동자 등 몇 가지 직종만 단체협약에 최저임금이 존재한다. 2015년 노르웨이 청소 노동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약 20달러다. 이들 8개국을 포함하면 한국 최저임금은 OECD 34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해당한다.
 

 
다만 이렇게 미국 달러로 환산해 단순 비교하면 물가 등을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시사IN〉은 물가지수나 통화가치를 반영한 ‘빅맥지수’로 최저임금 수준을 환산해보았다. OECD 26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그 나라에서 빅맥(맥도날드의 대표 햄버거)을 몇 개 살 수 있는지 계산한 것이다. 빅맥지수를 적용해보니, 한국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이 있는 OECD 26개국 중 13위였다. 한국은 1시간 일하면 빅맥을 1.3개 살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약 1만4500원)으로 빅맥 3.18개를 살 수 있다. 네덜란드는 2.52개, 뉴질랜드는 2.50개를 살 수 있다(위의 표 참조).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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