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8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문화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남대문경찰서는 이번 ‘퀴어 문화축제’에 한해 집회 신고 방침을 슬쩍 변경했다. 통상 한 달 전인 5월28일부터 신고를 받아야 하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일주일 앞선 5월21일부터 줄을 선 이들에게 집회 신고의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

뒤늦게 이 얘기를 전해들은 축제 주최 측은 지난해부터 퀴어 축제를 방해해오던 기독교 단체 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일찌감치 줄을 서기 시작했다는 얘기에 비상이 걸렸다. “왜 저쪽에는 먼저 알리고 우리에게는 알리지 않았느냐”라는 축제 준비자들의 질문에 해당 경찰서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놓았고, 아무튼 축제 주최 측까지 난데없는 노숙에 돌입했다.

양측의 노숙이 6일째 이어지던 5월2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 자정이 다가오자 성 소수자들은 그들을 상징하는 무지개 색 풍선을 하나둘 들고 ‘집회 신고’를 응원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이들의 ‘축제’가 이렇게 한 달 앞서 시작되었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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