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생태주의자요 환경주의자인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의 생애와 유산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일상과 관행에 젖어 제 이익만 좇아 살아온 우리 인간에게 대자연의 경이와 생명체의 존엄성을 깨우쳐준 위대한 선각자의 외롭고 의로운 인생 스토리다. 노년에 병마와 고독에 시달리면서 레이첼 카슨은 마침내 불후의 명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완성한다. 그리고 100인의 세계 석학에 의해 ‘20세기를 움직인 10권의 책’ 중 4위로 뽑힌다. 그 선정 배경을 찾아 장장 630쪽에 달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진한 감동과 흥분 그리고 짜릿함마저 느꼈다.
그것은 대자연의 수녀(修女), 레이첼 카슨의 위대함이다. 과거 십수 년 동안 미국 농무부의 열정적인 지원을 받아 살충제와 제초제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이에 따라 유독성 화학물질의 오용과 남용, 과용으로 지상과 지하 그리고 하늘의 야생동물들이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고 생태계 망이 붕괴되었다. 마침내 농식품과 식수에도 침투하여 사람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악의 대순환으로 자연의 조화는 파괴 직전에 이른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부정하고 영혼 없는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지배하려 들 때 나타난 나쁜 징후들, 예컨대 원자핵 방사능 낙진과 살충제 화학물질의 피해를 동일 선상에 놓고 용기 있게 낱낱이 실증적으로 고발한 것이다. 레이첼 카슨의 희망과 대안은 언제나 화학적 방제의 절제요, 생물학적 방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