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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황금연휴에 ‘컬처 도넛’은 어떠세요?

5월 황금연휴가 코앞이다. 교통 체증과 비싼 물가를 각오해야 한다. 대신 접근이 용이한 수도권 도시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재발견해보면 어떨까. 운영 노하우나 내용 면에서 충분히 무르익은 행사 7개를 꼽아봤다.

고재열 기자 scoop@sisain.co.kr 2015년 05월 01일 금요일 제3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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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월5일 어린이날까지 대다수 학교에서 단기방학이 시행된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5월14일까지를 관광주간으로 선포하고 관광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때 여행을 가려면 여름 성수기만큼이나 교통 체증을 각오해야 한다. 여행지의 숙박비도 오른다.

이 시기에 수도권 도시들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재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여름,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수도권 도시의 문화 콘텐츠를 적극 즐겨보자는 ‘컬처 도넛’ 개념을 소개했다(<시사IN> 제359호 ‘문화벨트로 재미를 묶다’ 기사 참조). 서울과 지역 사람들이 이케아 매장이나 롯데 또는 신세계의 아웃렛 매장에 가기 위해 수도권을 찾듯이 문화생활을 위해서도 수도권 도시들을 들러보자는 것이다. 이런 곳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하기 편리하다.

일단 인구가 50만 이상 되는 도시는 문화적 자립도가 상당하다. 대부분 문화재단을 두고 자체 기획 공연이나 행사를 진행한다. 인구가 그 이하인 도시들은 축제를 중심으로 문화도시화를 도모한다. 공연장 시설이 좋은 성남시와 고양시는 공연 부문에서 두드러졌고, 안양시는 공공예술 프로젝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의정부시와 안산시는 각각 음악극과 거리극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함양군청 제공</font></div>계절의 여왕 5월이다.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보다 가까운 곳으로 문화·예술 행사를 둘러보는 것도 연휴를 즐기는 방법이다. 위는 경남 상백마을의 한 농장.  
ⓒ함양군청 제공
계절의 여왕 5월이다.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보다 가까운 곳으로 문화·예술 행사를 둘러보는 것도 연휴를 즐기는 방법이다. 위는 경남 상백마을의 한 농장.
5월 관광주간에 가볼 만한 행사로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의정부음악극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수원연극축제, 고양국제꽃박람회 등을 꼽을 수 있다. 운영 노하우나 내용 면에서 충분히 무르익은 곳들이다.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면 한국에 온 관광객들도 끌어들이면서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을 법하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컬처 도넛’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짚었다.

‘세계 3대 도자비엔날레’의 도시로 오세요

중국 도자산업의 중심이 징더전(景德鎭)이라면 경기도 여주·이천·광주는 한국 도자산업의 중심이다. 2001년 시작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일본 미노 도자비엔날레, 이탈리아 파엔자 도자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도자비엔날레로 꼽힌다. 도자 신기술이 선보이는 파엔자 도자비엔날레와 생활자기가 강한 미노 도자비엔날레와의 차별점은 엄청난 규모다. 여주·이천·광주 세 곳에서 나뉘어 진행되는데, 올해는 4월24일부터 5월31일까지 열린다(이천 세라피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 도자세상).

세 곳 모두 도자기로 유명하지만 지역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왕실 자기 분원이 있었던 광주는 전승 자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자기 공장이 많은 여주는 생활자기가 발전한 곳이다. 이천은 공방이 많아서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이다. 세 곳의 특성에 맞게 전시회도 광주에서는 과거의 도자기를 볼 수 있는 <동아시아 전통도예전>이, 여주에서는 현재 생활자기의 다채로움을 확인할 수 있는 <오색일화전>이, 이천에서는 미래의 발전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수렴과 확산전>이 열린다. 메인 행사라 할 수 있는 국제도자공모전 수상 작품 전시는 이천 세라피아에서 이뤄진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도자비엔날레 제공</font></div>비엔날레에서는 도자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도자비엔날레 제공
비엔날레에서는 도자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여주·이천·광주 세 곳의 행사장 모두 아름다운 도자공원으로 꾸며졌다. 아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을 위한 도자 만들기 체험도 두루 진행되는데 다른 곳보다 수준이 높다. 중견 도예가들이 직접 나서기 때문이다. 전시 관람과 체험도 좋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장터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생활자기를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여서다. 이 때문에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한국에 와 있는 외국 대사 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축제로 꼽힌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의정부문화재단 제공</font></div>천상병 예술제에 출연하는 가수 ‘여행스케치’.  
ⓒ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천상병 예술제에 출연하는 가수 ‘여행스케치’.
의정부에 가면 삶이 음악이 된다

<원스> <비긴 어게인> <송 원>과 같은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정부음악극축제를 권하고 싶다. 음악극(Music Theatre)은 작곡가 바그너가 극시·음악·무용을 결합한 종합예술로 ‘뮤직 드라마’를 제안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삶을 연주하다’를 주제로 내건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드라마가 있는 음악극을 통해 시민들이 새로운 공연 형식을 접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올해 공연되는 작품 중에는 말러 100주기를 추모해 기획된 작품 <말러매니아>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프랑스 극단 ‘테아투르 시네마’의 <사랑의 역사>도 2D와 3D 영상을 무대미술로 활용해 실험적인 무대로 주목받는다. 국내 작품 중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 <살리에르> 등 예술가의 삶을 재조명한 뮤지컬을 주로 제작한 HJ컬처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 <파리넬리>가 기대작이다(5월16~17일).

음악극축제가 열리는 동안 의정부 예술의전당 전체가 음악 페스티벌 냄새가 물씬 나는 곳으로 꾸며진다. 주제 체험관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공연 전후에 둘러볼 만하다. 음악극축제 전에는 천상병 시인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5월3일까지).

거리극으로 재해석한 ‘안산’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각 지자체에서 다양한 축제가 생겨났다. 그중 수도권 도시에서는 야외극을 중심으로 한 축제가 인기였다. 특별히 부각할 특산품이나 대표 상징물이 없을 때 축제 분위기를 내는 데는 야외극이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자리를 잡은 축제로 꼽히는 것이 바로 안산거리극축제다(5월1~3일). 안산공연창작센터 등을 통해 꾸준히 창작 역량을 쌓아서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안산문화재단 제공</font></div>연극 <유도소년>이 안산에서 공연된다.  
ⓒ안산문화재단 제공
연극 <유도소년>이 안산에서 공연된다.
안산이라는 도시를 축제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프리페스티벌_원곡동> <안산 순례길> 등의 공연에서 도시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정진새 연출의 <올모스트, 단원>은 지역 주민들이 배우가 되어 자기 이야기나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동체 연극이다. 연출가는 이미 <올모스트, 석관> <올모스트, 상수> <올모스트, 문원> 등으로 지역 읽기 작업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안산 순례길>이나 <올모스트, 단원>은 은유적인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담아냈다.

축제 후에 주목할 만한 공연은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유도소년>(5월21~24일)다. 대학로에서 가장 재미있는 극단으로 꼽히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으로, 청춘의 열정과 위트를 엿볼 수 있다. 맛있는 공연이 배달되어 왔으니 꼭 챙겨 보시기 바란다.

불꽃으로 수놓은 수원의 밤

수원은 밤에 놀러 가기 좋은 도시다. 수원 화성의 야경을 관람하는 ‘수원화성 달빛동행’이 인기다. 올봄에는 더 화려해진 수원의 야경을 맛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수원화성국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연극제가 올해는 ‘수원연극축제’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밤 프로그램이 화려하다. 조명쇼 ‘수원 아켄수스(아켄수스는 라틴어로 점화 혹은 점등의 의미)’가 수원의 밤을 수놓고, 스페인 공연 팀 ‘작사 시어터’의 거리극과 우리 공연 팀 불꽃쇼 <공무도하가-희희낙락>이 공연된다(5월1~5일).

이름을 바꾸면서 거리 공연을 강화했다. 스페인 마요르 광장의 거리 축제 팀이 수원을 찾는다. 극단 ‘불의 전차’ 팀은 10m나 되는 대형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발리언트 왕자’를 공연하고 ‘작사 시어터’는 불꽃쇼 <평화의 제단>을 선보인다. 시민 연극축제인 ‘수원생활연극축제’와 ‘대학연극페스티벌’도 함께 열려서 아마추어의 열정과 프로페셔널의 연륜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수원문화재단 제공</font></div>수원연극축제에서는 스페인 공연 팀 ‘작사 시어터’의 불꽃쇼를 만나볼 수 있다.  
ⓒ수원문화재단 제공
수원연극축제에서는 스페인 공연 팀 ‘작사 시어터’의 불꽃쇼를 만나볼 수 있다.
여러 작품 중 놓치지 말고 꼭 챙겨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은 연희단 거리패의 <안데르센>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볼만한 작품’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수사학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는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삶을 재구성해 성장 드라마로 꾸민 작품인데 극 안에  ‘미운오리새끼’ ‘쓸모없는 여자’ ‘길동무’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가 녹아 있어서 한 번에 다섯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좋은 아동극이 여러 편 선보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안양공공예 제공</font></div>어린이 창작 뮤지컬 <책키와 북키>의 한 장면.  
ⓒ안양공공예 제공
어린이 창작 뮤지컬 <책키와 북키>의 한 장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소풍 가자

안양은 수도권 도시 중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된 도시로 꼽힌다. ‘지붕 없는 미술관’을 목표로 하는 안양예술공원은 서울 올림픽공원을 제외하고 가장 미술작품이 많이 설치된 공원 중 한 곳이다. 이곳에서 야외 설치작품의 설명을 들으며 봄소풍을 즐길 수 있는 ‘ASAP 작품 투어’가 평일 2회, 주말 3회 진행된다(참가비 1000원에 음료와 쿠키까지 제공된다).

이 안양예술공원의 랜드마크는 김중업박물관이다. 건축가 김중업 선생이 1959년 설계한 유유산업 공장 건물을 지난해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인데, 개관 1주년 기념 전시회 <여기, 이어지다:한·프 건축전>이 열리고 있다(5월10일까지). <근대 건축의 공간적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4월18일부터 5월9일까지 매주 토요일 건축 강연도 열린다. 김중업박물관 어울마당에서는 상주 극단인 ‘즐거운 사람들’의 어린이 창작 뮤지컬 <책키와 북키>가 공연된다(5월3일까지). 1992년에 창단한 ‘즐거운 사람들’은 어린이극 분야에서는 상당히 인정받는 극단이다.


슈베르트가 궁금하다면 성남으로 가라

성남아트센터라는 든든한 베이스캠프를 바탕으로 화려한 공연 기획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성남문화재단에는 스테디셀러 공연이 많다. 해설이 있는 콘서트 <마티네 콘서트>에서는 올해 슈베르트 교향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이고,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여는 ‘파크 콘서트’에서는 김창완밴드·김건모·이승환 등을 초대해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분당중앙공원은 서울 시민들이 탄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서도 들러볼 수 있는 위치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성남아트센터 제공</font></div>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파크 콘서트’가 열린다.  
ⓒ성남아트센터 제공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파크 콘서트’가 열린다.
오랜만에 오페라도 제작한다. 고양문화재단이 오페라 <나부코>를 제작한 것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가을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제작할 예정이다. 첼리스트 장한나와 <앱솔루트 클래식> 시리즈를 진행했던 성남문화재단은 이번에는 스위스 톤할레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초대해 <뮤직 알프스 in 성남>이라는 청소년 음악캠프를 연다.

성남문화재단은 최근 성남미디어센터를 개관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체험을 실행하고 있다. 직접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 스튜디오와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소리 스튜디오가 있는데, ‘드림캐스트’와 ‘라디오스타’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고양’

수도권에서 가장 성공한 축제로 꼽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이번 단기 방학 시즌에 열린다(5월10일까지). 고양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꽃박람회는 예쁜 꽃과 희귀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꽃을 사기에도 좋다. 화훼 농가들이 초대되어 직거래로 꽃을 판매한다. 호수공원에는 축제 기간에 고양시의 고양이를 상징하는 러버캣 대형 풍선 조형물이 설치된다. 이 시기에 고양행주문화제가 열려 퍼레이드도 볼 수 있다(5월2일). 퍼레이드는 낮에는 화정문화광장에서 화중로로 이어지며 저녁에 별무리경기장에서 마무리된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고양문화재단 제공</font></div>아동극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는 무대의상이 독특한 공연이다.  
ⓒ고양문화재단 제공
아동극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는 무대의상이 독특한 공연이다.
꽃박람회에 간다면 어울림누리에서 하는 이스라엘 오나 포랏 어린이극단의 아동극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를 권한다(5월2~3일). 무대미술과 의상이 독특한 공연이다. 좀 더 진지한 문화생활을 원한다면 트라우마 주제전 <트라우마의 기록>과 <감정 발산 프로젝트>를 추천한다. <트라우마의 기록>은 근현대사에서 겪었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작가 13명이 재연한 것이고 <감정 발산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체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형 공연장이 많은 고양시는 성남시와 함께 클래식 기획 공연이 좋기로 유명하다. 올봄에 가장 기대를 모으는 연주회는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주 ‘베토벤 여행’이다(5월12일). 안스네스와 말러 체엄버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여행’은 클래식 히트 시리즈 중 하나로 이미 20개국이 넘는 곳에서 공연되었다. 베토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볼 만한 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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