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교사에게 슬리퍼로 맞았다. 흔한 일이었기에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정재환군(19·관악청소년연대 대표)은 달랐다. 정군은 충격을 받아 전학을 갔다. 전학 간 학교에서도 똑같았다. 결국 고1을 마치기 전에 그는 자퇴했다. 2013년 또래 친구들과 관악청소년연대를 만들었다. 정군은 이전에도 여러 청소년 단체에 적을 뒀으나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지역 사정에 맞는 생활밀착형 단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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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시행 3년째인 지금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두발 규제, 휴대전화 압수, 강제 자율학습 제보가 끊이지 않는다. 체벌도 공공연히 이뤄진다. 정군 등 관악청소년연대 활동가들은 지난 4월2일부터 관악구 중·고등학교 학칙 전수조사에 나섰다. 하굣길 심층 인터뷰도 병행했다.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눈높이’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관악 지역 학생들과 ‘우리 동네 학교들’의 문제의식을 나누려 한다. 학생인권조례 위반이 심각한 학교는 서울시 교육청에 제보할 예정이다. 학칙 조사 과정은 4월18일부터 홈페이지(cafe.naver.com/gwanakafford)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교의 ‘준법’을 바라는 정군은 “경남도청의 무상급식 폐지도 청소년 처지에서는 인권 침해다”라고 비판했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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