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배경인 2040년의 영국은 차별과 감시가 일상화된 통제 사회다. 자유와 독자성을 잃은 이 국가에 한 혁명가가 등장한다. 바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남자 ‘V’이다. 400년 전 영국 제임스 1세 정부의 박해를 끝내기 위해 의회를 폭파하려다 처형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V’는 그때와 같은 방법으로 실패한 혁명을 성공시키려 한다.

박근혜 정부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2월24일 저녁,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시민들이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에 모였다. 인근 지역 주민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영화 속 ‘V’처럼 혁명가는 아니었다. 그저 동네 소모임 회원들인 이들이 팻말을 들고 나온 이유는 영화 속 대사 한 구절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해서는 안 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지.”

그러고 보니 지난 2년,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부도, 대통령도 볼 수 없었던 듯하다. 남은 3년의 목표가 뚜렷해진다. “정부가 두려워하는 국민이 되자.”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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