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직립보행을 한다. 두 발로 서고 걸으면서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인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직립보행을 하면서 사지에 고르게 나누어 실리던 무게중심이 두 발에 불안정하게 쏠리면서 숱한 근골격계 질환을 앓게 되었다. 두 손이 진화의 기적을 이루는 동안 우리 몸은 척추와 골반에 얹힌 상체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주변부의 크고 작은 근육들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나무의 중심이 뿌리라면 우리 몸은 골반을 기준으로 한 복부 중심이 뿌리라 할 수 있다. 이 몸의 중심, 뿌리를 우리는 특정 근육을 꼬집지 않고 뭉뚱그려 코어(Core)라고 한다.

ⓒ위즈덤하우스 제공
근육은 수축을 통해 기능을 수행한다. 근육의 수축에는 정적인 수축과 동적인 수축 두 가지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코어의 기능은 상체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다. 앉아서 서류 작업을 하고, 아이 엄마가 아이를 안고, 청소를 할 때 혹은 걷거나 달릴 때 코어의 근육은 버티는 역할을 수행한다. 코어는 우리가 운동을 할 때만이 아니라 가만히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도 정적으로 수축을 한 채 몸을 지탱한다. 코어가 약해지면 자세는 자연히 구부정해지고 근육이 지지해야 할 하중을 척추의 디스크들이 부담하면서 무리가 오게 된다. 몸의 뿌리를 단단히 잡기 위해 코어 운동은 필수다. 이 코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기를 쓰고 복부를 구부렸다 펴는 싯업(윗몸일으키기)이나 크런치를 하며 진을 뺀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버티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다. 그 버티기 운동의 정점이 바로 플랭크다.

팔꿈치를 구부리고 몸을 펴 버티는 이 단순한 동작은 구부렸다 펴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근육의 근섬유 길이에는 변화가 없지만 더 많은 운동 단위를 동원하게 된다. 이런 종류의 버티기 운동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 좌식 생활자들에게 그 어떤 운동보다 더 빠르고 실질적인 체력을 보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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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푸시업과 마찬가지로 양손을 자신의 어깨보다 조금 넓게 벌리고 엄지손가락을 가슴 중간이 지나는 라인에 놓는다. 엉덩이와 복부, 허벅지를 강하게 조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선으로 뻗은 단단한 막대기를 만들어준다. 근력이 약한 초보자라면 이 자세로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강도의 플랭크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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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팔꿈치를 한 쪽씩 접어 가볍게 주먹을 쥐고 양손을 바닥에 댄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밑을 바라본다. 이 동작에서 시선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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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처음에는 20초부터 버티기 시작한다. 버틸 만하다면 10초 단위로 버티는 시간을 늘려간다. 처음 세트에서 버틴 시간만큼 휴식하고 다음 세트를 동일하게 진행한다.


<주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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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어깨 관절의 부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양 어깻죽지 가운데 부위를 완전히 펴준다 생각하고, 팔과 몸통 사이를 띄운다는 느낌으로 힘을 주면서 절대 긴장을 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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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게 되면 상체에 실려야 할 무게 자극이 하체로 쏠리면서 운동 효과가 떨어지고, 반대로 엉덩이가 떨어지면 요추부로 자극이 간다. 요령을 피우지 않고 죽기 살기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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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몸통의 버티기에만 신경을 쓰고 어깻죽지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허리가 안 좋은 사람들은 어깨도 대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어깻죽지와 견갑골 사이를 완전히 펴준다는 느낌으로 펼치면 어깨 관절을 지나는 회전근개들이 자연스럽게 긴장을 하면서 관절로 가는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에필로그

5주간 진행한 생존 체력 강습이 모두 끝났다. 막연히, 운동이라고 하면 여러 운동을 복잡하게 섞어놓아야 할 것 같지만 여러분에게 필요한 운동은 다섯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다. 체력을 위한 운동은 단순할수록 좋다. 일찍 효과를 보려고 하기보다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잊으면 언제든 다시 시작하라. 만만하고 우습게 그리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성공과 실패의 문턱이 낮은 생존 체력 운동으로 여러분의 생활을 업그레이드하시라.

주) 저자가 직접 온라인으로 생존 체력 운동을 교정해주는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페이스북에서 피톨로지(fitology)를 검색하거나 링크된 주소(www.facebook.com/officialfitology)로 이동한 다음 ‘생존 체력 체크 이벤트’에 참여하면 된다. 동영상을 올려주는 모든 분께 친절하게 동작을 교정해주고 <생존 체력> 단행본도 증정할 예정이다.

기자명 이소영 (피톨로지 대표·필명 Azura)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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