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청년착취대상’ 수상자 선정을 패션업계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쟁쟁한 후보들이 넘쳐난다. 소셜 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선두에 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채용한 지역 영업직 사원 11명을 대상으로 수습기간인 2주간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원들은 일당 5만원을 받고 음식점 등을 하루에 50곳 이상 돌면서 계약을 따내는 일을 했다. 하지만 회사는 2주 뒤 ‘기준을 통과하지 않았다’며 전원 해고했다. 회사는 계약 10건이라는 합격 기준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 회사는 11명 모두 최종 합격한 것으로 정정한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당사자들에게 통보도 하기 전이었다. ‘우리가 가격을 정한다’는 회사 이름에 걸맞은 고무줄 채용이었다. 이 사과문에는 “저희가 달을 가리켰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을 본다면 그것은 저희가 말을 잘못 전한 게 맞습니다”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완벽하게 준비된 인력”을 찾으려 했던 본인들의 선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짚었다. 고객이 왜 화가 났는지 모르는 회사는 떠나는 게 상책. 각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위메프 탈퇴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졌다.
정규직 희망 고문만 청춘을 아프게 하는 건 아니다. 말로도 아프게 할 수 있다. 참여정부 때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교수는 이른바 ‘백화점 갑질 모녀’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leastory)에 “하루 일당 못 받을 각오로 당당히 부당함에 맞설 패기도 없는 젊음. 가난할수록 비굴하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 좋겠다”라고 무릎 꿇은 알바 노동자를 꾸짖어 ‘좋은 말씀 부문 특별상’ 유력 후보로 등극했다.
아차차,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부당 대우를 두고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다”라고 말한 집권 여당 대표가 계시구나. 벌써부터 경쟁 열기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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