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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워~” 촛불에 중화상 입다

뜨겁게 타오르는 촛불에 덴 이들이 많다. 말 실수로, 혹은 의도가 잘못 전달되면서 오해를 산 이들도 있다. 어쨌거나 국민 감수성을 헤아리지 못한 탓이다.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2008년 06월 09일 월요일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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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심재철 의원(위)은 광우병 소 관련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심재철 의원(한나라당)은 요즘 괴로운 기색이 역력하다. 쇠고기 문제에 대해 일절 입을 열지 않는다. 지난 5월27일 한 인터넷 카페에 누군가 ‘배신의 역사 심재철’이라는 게시물을 올린 게 발단이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과거 심 의원의 정치행보 변화 등을 비판했다.

그러자 이 글에 ‘스마일’이란 ID의 네티즌이 “허위사실 유포이며 엄중한 사법처리 대상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런데 카페 회원들이 ID ‘스마일’을 클릭하자 곧바로 심 의원의 블로그로 연결됐다. 이를 두고 회원들은 이 댓글을 심재철 의원이 단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심 의원 측은 “사무실 직원이 단 것이다”라고 해명했지만, “광우병 소도 위험 물질만 제거하면 스테이크를 해 먹어도 안전하다”라는 발언으로 이미 한 차례 된서리를 맞은 심 의원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분노한 네티즌은 급기야 심 의원을 정면으로 공격하기에 이른다. 다음 아고라에서 한 네티즌은 “네티즌 130만명이 후원금 18원씩 보내면 2340만원이라는 거금이 모인다. 하지만 후원금에 대한 영수증을 등기속달로 신청하면 22억7500만원(1통당 1750원)을 지출해야 한다”라며 후원금 18원 보내기 운동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동의한 네티즌이, 속속 자신이 심 의원에게 18원을 보냈다는 계좌이체 내용을 공개하면서 심 의원은 곤경에 처했다. 

심재철 의원 측 “영수증 발급 안 한다”


심 의원 측은 현재 후원금 계좌에 얼마가 쌓였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권혁식 보좌관은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호의적이지 않은 후원금에 대해서는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후원금을 보낸 이들에게 되돌려주고, 그들이 거부하면 국고로 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절 무대응인 셈이다. 심 의원의 무대응이 계속되는 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정오의 희망곡> DJ 정선희씨는 촛불집회 참석자를 비하했다가 끝내 방송에서 자진 하차했다.
촛불집회 참석자를 비난했다가 방송까지 그만둔 연예인도 있다.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하는 정선희씨는 5월22일 방송 도중 자전거 도난 사연을 소개하다 “촛불집회에 참석하더라도 환경을 오염시키고 맨홀 뚜껑을 가져가는 사소한 일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없을지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보름이 지나서까지도 청취자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자 6월6일 정씨는 <불만제로> 등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6월5일에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뉴라이트전국연합’ 임헌조 사무처장이 ‘공공의 적’이 됐다. 그는 “미국 맥도날드가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와 내장을 사용해 햄버거를 만든다”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임 처장의 발언에 대해 한국 맥도날드가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하자 뉴라이트 측은 이튿날인 6일 “부정확한 발언으로 혼란을 준 점에 대해 국민과 맥도날드 사에 사과한다”라고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한국 맥도날드에는 소비자의 항의가 빗발쳤고 임 처장의 발언은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도 영문 자막과 더불어 올라왔다. 말 한마디 잘못으로 뉴라이트와 임 처장은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 

인터넷 사이트 ‘부동의 1위’ 네이버도 이번 정국에서 확실히 ‘지는 별’이다. 다음 아고라와 달리 ‘가치 중립’을 표방하며 특별한 토론장 등을 마련하지 않은 네이버는 네티즌의 외면을 받았다. 6월5일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촛불집회가 격해진 5월 마지막 주 미디어 다음은 10억6650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해 7억6199만 건을 기록한 네이버를 크게 앞질렀다. 네이버의 폭락은 주식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6월 들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 다음은 연일 오름세다.  네티즌 사이에선 “촛불집회 정국에서 네이버가 정부 눈치를 살피고 있다”라며 ‘안티 네이버’ 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용자의 페이지뷰로 먹고사는 인터넷 사이트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촛불의 민심을 잘못 건드렸다가 화들짝 놀란 이들은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민 감수성’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촛불의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개념’ 발언을 내뱉는 한, 이들의 입에서 “앗! 뜨거”라는 비명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임헌조 사무처장(위)도 부정확한 발언으로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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