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깃발 든 아스팔트 극우의 맨얼굴
  • 전혜원 기자
  • 호수 378
  • 승인 2014.12.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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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나 국가권력으로 안 되는 일을 나라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단체. 서북청년단을 이끄는 사람들이 정의한 자신들의 필요성이다. 테러 집단의 이름을 공공연히 내걸고 ‘재건’을 선언한 이들은 누구인가.
‘서북청년단(서청) 재건준비위원회’가 11월28일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선언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11월 서북청년회가 결성된 지 68년 만이다. 서북청년회는 월남한 이북 청년들이 모여 만든 극우 백색테러 집단이었다(‘원조’ 서북청년단이 제주에서 벌인 일 참조). 테러 집단의 이름을 공공연히 내걸고 ‘재건’을 선언한 것이어서 등장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 ‘서북청년단 재건 발기인 모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것은 지난 9월15일이다. 서청 재건준비위원회 회원들은 9월28일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철거하려다 저지당하며 이름을 알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11월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청 재건 총회를 열려고 했으나 제지당하자 수련관 관계자와 서청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단체를 이끄는 세 사람을 12월2일과 3일 만났다. 처음 발기인 모임을 제안한 배성관 서청 사무총장(68)은 재건준비위원회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육사 25기로 2000년 제대했다. 현재 멸공산악회 회장, 무궁화사랑운동본부 사무총장, 인터넷 신문 〈사이버뉴스 24〉 발행인이다.

정함철 서청 구국결사대장(41)은 9년간 강원도 원주에서 군 생활을 하다 2001년 제대해 2004년 박사모 창립 발기인으로 활동했고, 2008년 기독시민연대를 만들었다. 2011년부터는 행동하는 양심 실천운동본부 대표를 맡고 있다. 이창우 서청 상임 부총재(61)는 전 한양대 겸임교수로 현재 무궁화사랑운동본부 중앙회장이다.

인터뷰는 일대일로 했으나 공통 질문이 포함돼 있어서 좌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이들의 주장은 2014년 한국 ‘아스팔트 극우파’의 신념 체계를 보여주는 생생한 자료다. 최대한 날것 그대로 싣는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윤무영〈/font〉〈/div〉이창우 서북청년단 상임 부총재.
왜 서북청년단 재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이창우(이):요즘 시국이 옛날 해방 공간과 비슷하다. 국민이 너무나 불안하다. 이걸 다잡기 위해선 좀 과격한 단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일에 ‘네오나치’라는 극우 단체가 있다. 미국에도, 일본에도 극우 단체가 있다. 그런 단체들이 나라를 위한 역할 일부를 담당한다. 지금 한국에는 우파 단체는 있지만 극우 단체는 없다. 내가 말하는 극우 단체는 법이나 국가권력으로 안 되는 일을 나라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단체다. 선진국에는 다 극우 단체가 존재한다. 그로 인해 선진국이 안전하다.

배성관(배):좀 더 강력한 행동을 하는 우익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한 차례 결정적 계기는 광화문 사건(2008년 촛불집회)이었다. 경찰이 두들겨 맞는 걸 보고 경찰을 편들 행동단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최근 계기는 세월호다. 유족들 뒤에는 특정 지역 단체와 종북 좌파들이 있다.

정함철(정):서북청년단이 남한으로 내려왔을 때 공산주의 세력이 판을 치고 있었다. 거짓이 판을 치고 있던 거다. 지금 우리 사회도 온통 거짓이다. 세월호 유가족 배후에 있는 게 다 광우병 때 선동한 세력이다. 9월15일 ‘일베’에 글이 올라왔다. 깜짝 놀랐다.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라고 기대를 했다. 9월18일에 처음으로 모였는데 열다섯 명이 왔다. 조금 실망했다. 현수막 하나도 없고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파투 날 뻔했다.

열흘 뒤인 9월28일 공식 행동에 나섰다. 서울광장에서 노란 리본 철거를 시도했는데….
정:좌파 세력이 유가족을 이용해 국론 분열을 이끌고 있다. 그걸 정리하고 세월호 진상 규명에 국민이 함께 뜻을 모으자는 취지였다. 서울시도 정부도 유가족 눈치 보느라 아무 말도 못하기 때문에 시민이 나서서 보여준 것이다. 그분들을 위해서 한 일이다. 나중에 사과했던 사람은 전라도 남원 출신이다(이날 서청의 행동에 참여한 노 아무개씨는 열흘 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서북청년단이 “제주 4·3사태와 여순반란 사건 진압에도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라고 했다. 제주 4·3사건은 양민 학살 사건이다.
이:아니다. (좌익 세력이) 우익 인사와 제주도민을 죽인 것은 (언론이)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좌파 신문에 보면 양민이 많이 죽었고 강간당했다고만 보도된다. 양민이 많이 죽을 리가 있나? 예를 들어서 조선노동당 모임에 가면 물론 양민이 섞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건 그쪽 편에 선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각오하는 것이다. 그걸 자꾸 양민, 양민 한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정함철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정:제주 4·3과 광주 5·18이 아주 비슷하다. 분명히 그들 안에도 폭동 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대다수 국민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고 수용한 이유는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이 ‘화해’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화해하고 있나? 광주 5·18 묘역에 가보면 여전히 적개심이 가득하다. 4·3도 마찬가지다. 왜 여전히 증오심에 불타 있나. 5·18 유족도, 4·3 유족도 반성해야 한다.

정부 진상조사 보고서를 보면 신고된 희생자 1만4028명 중 11.9%가 10세 이하 어린이와 61세 이상 노인이었다.
배:4·3 보고서를 말하나? 그 보고서 만든 사람이 박원순이다. 박원순이 빨간 사람이니 일방적 주장을 가지고 보고서를 만들었다. 쉽게 말하면 종북 좌익이 만든 보고서다.

이:정부가 인정한 꼴이 됐지만 좌파 정부에서 그렇게 한 거다. 5·18도 마찬가지다. 북한 유격대 600명이 내려와 같이 한 거다. 이름이 전혀 없이 죽은 사람이 150명인가 된다.

서청 재건이 논란이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양민 학살에 앞장섰던 역사 때문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9월29일 트위터를 통해 “다른 극우 단체와 달리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 결성은 형법 제114조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범죄단체조직죄에 해당한다. 검경의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정함철씨는 “그 시대에 서청이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 알 만한 사람이 망언을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의 상황에 맞는 행동양식과 방책으로 구국운동을 펼치겠다는데, 무슨 뜻인가?
정:세월호 같은 사건에서 그들이 거짓 선동으로 민심을 교란하면 우리가 진실을 알리겠다. 광우병 때 새빨간 거짓 선동을 했던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는 작업을 하겠다. 솔직히 그렇게 하면 한우 농가에 심대한 타격이 들어갈지도 모른다. 폭삭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건강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본다.

깃발에 해골을 그려넣은 이유는?

정:서청 단원으로만 구성된 18연대를 상징하는 깃발이 해골이었다. 그게 남의 해골이 아니다. 자기가 백골이 되어서라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강한 결의를 상징한다.

‘국가 공권력 회복’이 사업 내용 중 하나다.
정:시위 현장에서 보면 경찰들이 많이 맞는다. 광우병 사태 때 완전히 개판이었다. 그나마 공권력이 보였던 게 서울에서 철거하다가 불났을 때(용산 참사)다. 또다시 공권력이 그들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우리가 맞아주겠다는 것이다.

이:충돌을 해서라도 법을 지키게끔 만들어줘야 한다. ‘법을 지켜라’가 우리 캐치프레이즈다. 유단자를 시키든, 해병대 출신을 데려가든 해서 칼같이 정리하겠다. 몇 건만 하면 데모의 개념이 바뀔 거다. 옛날 서청이 공권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했다.

배:자기들(시위대) 하는 수준까지는 준비를 해가야 한다. 그쪽이 쇠파이프 들었으면 우리는 나무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안 하면 어떡하나. 대항을 해야 한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윤무영〈/font〉〈/div〉배성관 서북청년단 사무총장.
정함철 구국결사대장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배:시위대가 경찰을 때리면 우리도 가서 막아줘야 한다는 거다.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게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지만, 말로 “하지 마라” 해서 되겠나.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 “서북청년단원 안두희씨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라고 했다.
배:김구가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건 맞지만 건국을 방해한 사람이다. 성시백이라는 북한 간첩에게 놀아났다. ‘서청 단원이 한 일이 맞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것이다.

회원들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
정:다양하다. 서북청년단은 청년 조직이 아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다. 서청 안의 구국결사대가 청년 조직이다. 구국결사대는 내가 기독교인이라 교회 청년 위주로 일깨울 생각이다. 회원 수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12월5일 현재 서청 카페 가입자 수는 77명이다).

이름이나 상징성 때문에 청년을 모으기 어렵지 않을까?

정:이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만 대한민국 정통성이 인정받고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의 아버지로 존경받을 수 있다.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이 있던 2003년에 시위 세력이 성조기를 불태운 적이 있다. 그걸 강원도 원주에서 텔레비전으로 보고 서울로 올라왔다. ‘당신들이 그렇게 하면 결국 보수 성향 청년들도 들고일어나지 않겠느냐, 그럼 해방 직후에 좌우 청년들이 서로를 죽였던 그 상황이 또다시 오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때 김기식씨(현 국회의원)가 피식 비웃으면서 ‘보수 해봐야 어르신밖에 안 나오는데 보수에 설 젊은 사람이 있으면 한번 모아서 나와보라’고 했다. 그때 얼마나 분개했는지 모른다. 그 말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서청의 활동 목표는 무엇인가?

정:자유·평화·통일이다. 지금부터 부채를 줄여 나가면서 통일자금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서청은 무상급식을 깰 거다. 노동운동도 할 생각이다. 민주노총의 위선을 깨고 진짜 노동자를 위한 복지가 뭔지 보여줄 거다. 과거에 서청도 노동운동을 했다. 언론노조도 척결 대상이다. 민주노총 산하에 있으면서 공정 언론을 얘기하는 건 국민 기만이다. 그 외에 학계, 법조계 등 사회 각층에 들어가 있는 종북 거짓 불순 세력을 정리하는 작업을 할 거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미디어 몽구 유튜브〈/font〉〈/div〉서청의 존재는 9월28일 알려졌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리본을 제거하려다 저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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