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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3위 종자 회사도 결국 몬산토가 인수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적 위기로 인해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바로 몬산토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결국 이 나라의 농업 개방으로 이어져 GMO를 개발하는 농업기술 회사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2014년 12월 08일 월요일 제3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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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과 IMF 구제금융 덕분에 그동안 막혀 있었던 우크라이나 내의 GMO 생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

지난 7월 미국 민간 싱크탱크 ‘오클랜드 인스티튜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쪽으로 가는 길(Walking On The West Side)>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IMF와 세계은행의 구제금융 여파가 농업 개방으로 이어지리라 전망한다. 유라시아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결과적으로 더 많은 땅을 다국적 농업기업의 재배지로 내놓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고서 공저자이자 연구소 이사인 프레데릭 무소는  <알자지라>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적 위기가 궁극적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개발하는 농업기술 기업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몬산토(Monsanto)’다. 몬산토는 전 세계 GMO 특허의 9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종자 회사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GMO 생산이 금지된 나라다. 인접한 유럽연합(EU) 역시 스페인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GMO를 재배할 수 없다. 유럽과 인접한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GMO를 생산할 수 있다면, 몬산토에게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5월24일 ‘몬산토에 반대하는 행진’이 전 세계에서 펼쳐졌다. 이날 한국에서도 ‘GMO반대생명운동연대’ 등이 몬산토 코리아 앞에서 공동 행동에 나섰다(위).  
ⓒ연합뉴스
5월24일 ‘몬산토에 반대하는 행진’이 전 세계에서 펼쳐졌다. 이날 한국에서도 ‘GMO반대생명운동연대’ 등이 몬산토 코리아 앞에서 공동 행동에 나섰다(위).

몬산토는 원래 고엽제, 아스파탐, 폴리염화 바이페닐(PCB) 등을 생산하던 화학 기업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세계 각국의 종자 회사를 인수하며 비약적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농업기술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로 변신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연 매출액이 약 149억 달러(약 16조3500억원), 영업이익은 약 35억 달러(약 3조8000억원)에 이른다(오른쪽 <표> 참조). 2013년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의 80%, 대두(콩)의 93%가 몬산토에서 만든 GMO다. 세계 2위의 GMO 수입국인 한국도 몬산토의 GMO를 다량 수입하고 있다.

몬산토가 GMO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배권을 갖게 된 것은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과 유전자 변형 종자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 덕분이다. 1974년 개발한 라운드업은 몬산토를 초국적 기업으로 도약시킨 효자 상품이다. 1994년에 나온 라운드업 레디는, 라운드업의 제초 효력에 내성을 가진(견딜 수 있는) 농산물 종자다. 라운드업만 2~3차례 뿌리면, 라운드업 레디 종자 이외의 식물은 모두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상품들을 통해 몬산토는 제초제와 종자 시장 점유율을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 자신들이 개발한 제초제로 돈 벌고, 이에 견디는 종자로 다시 큰 수익을 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였다.

그런데 몬산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이 많아서가 아니다. 식량 시장의 지배권을 확대하면서 각종 말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북미에서는 몬산토가 특허권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논란이 일었다. 미국 농민들은 몬산토 종자를 사용하는 경우, ‘기술 사용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동의서에는 ‘수확한 콩 일부를 이듬해 파종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농민들은 몬산토로부터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감수해야 한다.

미국 메디슨 대학 피터 카스텐슨 교수는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에서 “몬산토는 유전자 조작 종자를 렌터카에 비유한다. (농민들이 종자를 빌려) 사용하고 난 뒤에는 주인(몬산토)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몬산토는 종자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기간 임대할 뿐, 종자 안에 주입된 유전정보의 영원한 소유주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곳의 몬산토 GMO 종자가 우연히 자신의 밭으로 날아들어 자랐다는 이유로, 소송에 걸린 농민도 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캐나다에서 진행된 ‘몬산토 캐나다’와 퍼시 슈마이저 간의 재판이 대표적이다. 평범한 농부였던 슈마이저는 자연적으로 옮겨온 유전자 조작 카놀라(유채) 때문에 몬산토 캐나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캐나다 대법원은 몬산토의 손을 들어주면서 슈마이저에게 ‘손해배상 비용은 낼 필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내 1·3위 종자 회사도 결국 몬산토가 인수

몬산토가 특허권을 행사할 수 없는 나라에서는 농산물 종자 가격을 크게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GMO 수입을 허가한 인도·아르헨티나 등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 면화 생산으로 유명한 인도에서는 유전자 변형 면화 종자를 몬산토가 비싼 가격으로 독점 판매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원래 면화는 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작물이다. 그런데 몬산토의 ‘Bt 면화’는 유전자 변형으로 자체적인 해충 박멸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충 역시 이 면화에 내성을 띠게 되었고, 농민들은 비싼 Bt 면화를 구입한 뒤 다시 제초제를 사야 하면서 이중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몬산토는 다른 나라의 종자 회사를 인수해 시장을 확보하기도 한다. 한국도 이미 몬산토의 먹잇감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국내 1위 종자 회사인 흥농종묘와 3위 업체인 중앙종묘가 멕시코 종자 회사 세미니스에 인수됐는데, 2005년 몬산토가 세미니스를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몬산토 코리아’가 종자 시장을 석권했다. 파프리카·청양고추·시금치·토마토 등 70여 개 품목은 몬산토 코리아가 종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지배력으로 인한 반발 말고도, 몬산토 종자로 생산한 GMO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라운드업 레디의 유전적 변이가 인간에게도 질병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몬산토 반대론자들은 2012년 9월에 발표한 프랑스 칸 대학 세랄리니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몬산토 농산물을 섭취한 쥐에게 종양 발생)를 강조한다. 그러나 몬산토 측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세계무역기구 같은 중립적인 국제기구로부터 이미 안전성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이 불안감을 해소해주지 않아 반발이 거세다. 국제적인 몬산토 반대 운동도 이어지고 있는데, 올 5월24일에는 ‘몬산토에 반대하는 행진(March Against MONSANTO!)’이 전 세계에서 펼쳐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시민단체가 몬산토 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S타워 앞에서 몬산토 반대 운동을 벌였다.

한국은 몬산토 GMO를 대량으로 수입한다. 아직 GMO 종자를 들여와 재배하는 것은 허가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GMO 재배가 법률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은 불투명하다. GMO 종자 수입 및 재배가 가능해질 경우, 해외 각국에서 터진 다양한 논란이 한국으로 옮아올 가능성도 남아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몬산토 코리아 측에 문의하니 “담당자 부재로 답변하기 어렵다”라는 답변이었다. 한편 몬산토 코리아는 지난 8월 서울대 농생명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기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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