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는 다운되었고 물류창고는 마비 직전이었다. 도서정가제 시행 하루 전인 11월20일 저녁 경기도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한 인터넷 서점의 물류창고에는 입고된 책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대란’이라 불릴 만큼 책 주문이 폭주하게 된 건 모든 도서의 할인율을 정가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의 전면 시행 때문이었다.

제도의 애초 목적은 대형 서점(인터넷 서점 포함)의 과도한 할인 경쟁을 막아 작은 출판사와 동네 서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형 서점들의 제휴 카드 할인이나 무료배송 혜택은 대상에서 빠져, 사실상 동네 서점의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제2의 단통법’이라 불릴 정도로 시행과 동시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걸 보면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출판계의 고민도 저곳에 쌓여 있는 책들만큼이나 무거울 듯하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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