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몸의 변화를 관찰한 게 시작이었다. 성(性)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커갔다. 여러 종류의 콘돔을 수집했다. 성에 관한 원서를 수백 권 읽었다. 남들은 숨길 때 성민현씨(22)는 드러냈다. 사랑과 섹스, 두 가지가 충족될 때 건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여겼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폐쇄적인 성 문화로 인해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청소년 미혼모, 낙태, 영유아 살해 같은 사회적 문제를 줄이는 데 ‘콘돔’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시사IN 신선영
성씨는 고등학교 친구인 김석중(22)·박진아씨(22)와 뭉쳤다. 지난 1월, 군대에서 마지막 휴가를 나와 사업자 등록을 했다. 대한민국 성문화 개선 소셜 벤처 ‘부끄럽지 않아요!’를 꾸렸다. 콘돔의 역사·종류·재질·두께·물질 같은 온갖 정보를 담아, 콘돔 쇼핑몰 ‘부끄럽지 않아요(xshy.kr)’를 열었다. 사이트에는 청소년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콘돔 종류도 포함돼 있다. 19세 이상 성인 인증을 거쳐야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성씨는 이런 기준이 비합리적이라고 했다.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니며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성씨는 “섹스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섹스할 때 콘돔을 착용하는 건 건강한 사랑을 나누는 데도 유익하다”라고 말했다. 19세 미만을 위한 ‘부끄럽지 않아요(not shy.kr)’도 있다. 콘돔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콘돔을 사는 게 곤란한 청소년에게 무료로 보내주는 프렌치 레터(french-letter)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자기만의 콘돔 브랜드를 출시해 시중에 유통하기를 꿈꾼다. 공정무역 소재를 쓰고,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친환경적이고 여성의 몸에도 건강한 콘돔이다.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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