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의 계획대로라면 과천 행정도시에서 출발한 남북간선도로는 남태령-동작대교-남산으로 이어지며 수도와 행정도시의 가교 구실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태령을 넘어 동작대교로 온 남북간선도로는 한강을 넘자마자 끊어지게 된다(사진). 용산 미군기지 때문이었다. 이촌역을 앞두고 4호선 전철 노선이 휘어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미 양국은 10월23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안보협의회(SCM)에서 2015년 12월1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던 용산 미군기지 터에도 한미연합사 건물 등이 남게 되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시작전권 전환이 연기된 것에 대해 청와대는 “공약의 이행보다 국가 안위라는 현실적 관점으로 냉철히 봐달라”고 했지만 대선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국가 안위의 현실에서 도대체 무얼 냉철히 보라는 것인지. 답은 어쩌면 사진 속 끊어지고 휘어진 도로에 있는 게 아닐까.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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