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서 먼 바다를 아득히 바라볼 때처럼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사진들이다. 사진 안에는 사람이 한 명씩 들어 있다. 풍경을 완성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걸 웅변하듯 사진 속에 ‘화룡점정’처럼 박혀 있다. 폐허에서 삶의 흔적을 복원한 ‘재개발 아파트’(2002)와 권위적인 공공기관 내부를 촬영한 ‘기관의 경관’(2006), 그리고 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함께 작업한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소통’(2010)까지 늘 긴장감 있는 사진을 보여주었던 작가가 산수화의 고승과 선비처럼 들어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11월5~21일, 서울 역삼동 갤러리 이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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