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등록’, 진화하는 자유대학생들
  • 김동인 기자
  • 호수 367
  • 승인 2014.09.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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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가면 두 가지 서명용지를 만날 수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반대하는 쪽의 주축은 자유대학생연합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우파 운동과 비즈니스의 결합을 꿈꾸고 있었다.
9월13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앞.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이 폭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현장 옆에서 한 무리의 대학생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자유대학생연합(자대련)’이라는 이 단체는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우파 청년단체’라고 규정한다.

자대련은 2013년 대학생 시국선언 및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붙이면서 정식 단체로 출범했다. 이들은 ‘일베와는 다른 단체다’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폭군 취급하는 만평을 제작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본인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대련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인지 듣기 위해 9월16일 서울 신림동 자대련 사무실에서 김상훈 대표(30)를 만났다.

자유대학생연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2013년 8월3일에 설립했다. 2013년 연세대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당시 반대 대자보를 붙였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지하는 사람이 많이 모였다. 이때 ‘(이들을) 결집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윤무영</font></div>김상훈 자유대학생연합 대표. 자대련은 ‘프리덤세이버’라는 주식회사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9월6일 광화문에서 세월호 특별법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 대중과 유가족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 유가족을 이용하는 정치세력이 만든 ‘진실 규명이냐, 아니냐’ 하는 선악 구도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 프레임이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에 요격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특검추천위원회에 유가족 추천자가 한 명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검은 결국 대통령이 결정한다. 조사위원회는 성역 없는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한 생각에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정부와 삼권분립에 대한 불신이다. 사법부와 행정부는 다른 기관인데, (행정부에 의해 제대로 된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끊임없는 음모론을 펼치면 대한민국 전체의 국가 기반을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상설특검법은 극좌라고 할 수 있는 서기호 의원(정의당)이 발의했다.

상설특검법은 여당도 같이 만든 것 아닌가?

발의자가 서기호 의원이다. 야당 쪽 의견이 반영된 법안이다. 그럼에도 자신들 입맛에 더 맞춰야 한다는 건 도가 지나치다.

집회 현장에 나온 일베 회원들의 모욕적 언사와 소수자 배제 논리가 지탄을 받고 있다.
(현장에 나온 일베 회원들이) 세월호 사안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고 나왔다. 공부 좀 하고 얘기를 해야지 무작정 욕해봐야 소용이 없다. 진지한 자세로 세월호 특별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하고 싶다. 거기 나온 일베 회원들은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여성 혐오 같은 극단적인 의견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폭식 행사가 유가족을 조롱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먹는 것 자체가 조롱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진지한 자세로 배경음악이 나오는 가운데 무릎 꿇고 앉아, (삼각김밥 같은 음식을) 하나 먹을 때마다 ‘우리 얘기를 들어주세요’라고 김영오씨에게 말하려 했다. 번갈아가며 토할 때까지 먹는 행사를 기획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김동인</font></div>9월13일 서울 광화문역 5번 출구 앞에서 자유대학생연합 회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게 무슨 의미를 갖는가?
단식이 지속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생명 존중의 의미를 살려 죽음에 맞닿아 있는 행위 자체를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항해 우리가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차라리 죽기 직전까지 먹는 거다. ‘쟤네들 너무 많이 먹어서 위험할 것 같으니 이야기를 한번 들어봅시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서 토론을 하고 싶었다.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나?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조롱하듯 먹을 수 있지만, 진중한 분위기에서 호소하듯 먹는 방식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진행 스타일과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성스러울 수 있다.

자유대학생연합은 8월28일 폭식 행사를 준비했으나, 행사 당일 김영오씨가 단식을 풀었다는 이유로 폭식 행사를 취소하고 서명운동으로 대체했다.

자대련을 자유주의 단체라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자유주의를 의미하는 건가?
자대련은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한다. 리버테리안(자유지상주의)이라고 볼 수 있다.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위원의 생각과 비슷하다. 우리도 반공을 중요시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애국 보수’와 조금 다르다. 가령 나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에 대해 포용적이고, 사형제는 반대한다. 애국 보수의 주장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현재 단체 규모는 얼마나 되나?
온라인 회원은 2000명 정도다. 오프라인에서는 행사 때마다 나오는 인원 규모가 다르다. 총회는 60명 정도 나오고, 시위 같은 걸 하면 30명 정도 나온다.

조직은 어떻게 운영하나? 법인까지 등록한 상태던데.
‘프리덤세이버’라는 주식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자대련 이름으로 이런저런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식으로 이슈를 건드리는데, 지금 와서 조직론을 공부해보니, 조금 아쉬움도 남는다. 이슈별로 따로 모여야 했다고 본다. ‘세월호 특별법 반대하는 모임’ ‘시국선언 반대하는 모임’ 형태로 각자 모이고, 나중에 상부단체를 만드는 식으로.

주식회사로 등록한 이유는 뭔가? 장기적으로 이 단체를 어떻게 운영하고 싶은지…. 본인의 진로 문제도 있을 텐데.
사단법인이나 비영리단체로 운영하면 다른 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진로가 결정된다. 자대련 활동하면서 생활이 해결될 수 있을 정도로 (회사를) 키울 것이다. 현재 이벤트 회사로 등록한 상태다. 인쇄업도 할 것이다. 우파 단체가 많은데, 그분들 수요만 챙겨도 간부들은 먹여살릴 수 있지 않을까.

정치 운동과 비즈니스를 결합한다?
기존 우파 단체들이 ‘우리는 돈 벌면 안 된다. 돈은 알아서 벌어라’ 하는 식인데 그러면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시위 장비를 대여해주는 식으로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좌파는 상대적으로 (이런 운영이) 많이 이뤄져 있는 것 같은데 우파는 그렇지 않다. 어버이연합 같은 곳에서 현수막을 내걸 일이 있다면 ‘저희한테 맡기십시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우파에서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게 안 되면 생존 자체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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