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4월29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72)를 소환했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측근 7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검찰은 김 대표가 청해진에서 조성한 돈을 유 전 회장에게 건넸고,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세월호가 사고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 출두 직전인 29일 아침 6시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김 대표 인터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청해진해운이 구원파와 관계가 없다면서도 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집 200권을 1억원 가량에 샀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이 청해진 고문 자격으로 매월 1천500만원씩 받아갔다는 것도 확인됐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주진우〈/font〉〈/div〉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
ⓒ시사IN 주진우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위)가 검찰 소환 직전인 4월29일 오전 6시 병원에서 시사IN과 인터뷰했다. 
세월호에 사고가 난 것은 어떻게 보고 받았나.
그 때가 오전 9시15분경이었다. 집이 분당인데 출근을 하면 9시30~40분쯤 회사에 도착한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는데 9시15분쯤 전화가 아니라 메시지가 왔다. 처음에는 세월호가 가다 섰다고 돼 있더라. ‘왜 배가 섰지?’하고 생각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김 아무개 부장이다. 김 부장으로부터 전화가 또 왔다. 배가 기운다고 했다. 내가 핸드폰에 기록이 있을텐데, 검찰에 압수당했다. 운전기사더러 빨리 가자고 했다. 그게 9시15~20분쯤인 것 같다. 회사 다 와갈 때쯤 배가 기운다는 소식을 또 받았다. 회사 들어가니 9시45분 정도 됐다. 올라가서 사무실에 가보니 이미 기자도 와있고 많은 분들이 와 있었다. 여직원에게 ‘김00 상무 좀 와보라’고 했더니 불러왔다. “왜 선원들과 통화가 안 되느냐” 물었더니 김 상무가 “안 된다”다고 말하더라. 처음엔 진도가 아니라 목포라고 들었다. 김 상무가 목포로 가면 어떻겠냐고 해서 “알았다 내려가마”라고 했다. 그 때가 10시 넘었을 거다. 선원이 통화도 안 되고 해서 일단 출발했다. 가다가 서천인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숨을 못 쉬겠더라. 너무 놀라서. 그래서 쓰러져서 바로 운전기사가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간 거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내가 한 게 없다. TV 뉴스도 안 본다. 의식이 돌아오고 병원에 있으면서 뉴스를 못 보겠다. 아이들이 죽었다는 소식 외엔 내용을 거의 모르고 있다. 그게 전부다.

사고 후에 아무런 지시도 안 했다는 건가? 어떻게 처리하라는 지시를 하러 가다가 정신을 잃은 거다. 그러고 병원에 온 것뿐이다.

사고가 나면 선장이 선주(김 대표)에게 전화하는 게 관례라던데… 이번만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선장은 내게 전화한 적이 없다. 사고가 났을 때도 선원들과 통화가 되는지 물어본 게 전부다. 밑에 직원들과 통화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사고가 났는데 선원이 승객을 대피시키지 않고 먼저 빠져나갔다. 이해가 안 간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선장이 베테랑이라는데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갔다.

안전설비 책임은 결국 사장이 지는 것 아닌가? 필요하다는 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다. 안해준 적 없다. 그런데도 책임을 지라면 지는 거지. 안전교육을 너무 안 시켰다. 규정대로 한 것으로만 알고 있지 실제로 했는지 안했는지 나는 거기까지 관여를 안 한다. 해당 부서에서 알아서 하는 거다. 사장이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어쩌겠나. 청해진해운이 유람선 업계에선 가장 큰 회사다. 그런데 그렇게 낡은 배를 운용해야 하는가? 배를 구할 수가 없다. 새 배는 비싸지 않나. 유병언 전 회장이 청해진 경영에 참여한 적이 있나? 없다. 내게 보고받은 적도 없다. “그냥 잘 되냐”고 물으면 “네” 하고 대답하는 정도다. 회장이 배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없다. 관련된 회사마다 유 전 회장에게 돈을 만들어서 갖다 줬다는 증언도 나오는데.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청해진해운에서 유 전 회장에게 돈을 주지 않았나?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직후 김 대표 측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고문으로 활동했고, 고문료로 매달 1천500만원을 받았다”라고 바로 잡았다.)

혹시 유 전 회장 사진을 사지는 않았나? 큰 사진 말고 책자로 된 사진집은 샀다. 가격은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데 200권 다 합쳐서 1억원 정도 들여 산 적은 있다. 배에 걸어놓을 사진은 안 샀다.   청해진 해운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와의 관계는? 아무 관계 없다. 직원을 구원파에서 뽑은 적도 없다. 전체 직원 120명 중에 구원파 신도가 10명이나 될까? 전부 사무직이다. 이준석 선장은 구원파가 아니다. 선장, 선원 중엔 구원파가 아무도 없다.

당신은 구원파인가? 내가 구원파인 건 맞다.

(인터뷰 전문은 〈시사IN〉 제347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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