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최초로, 동물이 주인공이다. 지난 4월6일 수도권 전철 1호선 역곡역의 명예역장으로 한 살짜리 고양이 다행(多幸)이가 임명되었다. 동물이 명예역장이 된 것 또한 전국 최초다. 지난 1월 다행이는 충남 천안의 한 대형마트 근처에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피부병이 생긴 데다 오른쪽 발은 쥐덫에 걸렸는지 일부 잘려 있었다.

천안시보호소에 있던 다행이를 입양하는 데는 김행균 역곡역장(53)의 노력이 컸다. 2003년 7월 서울 영등포역에 진입하는 열차에 치일 뻔한 어린이를 밀쳐낸 뒤 철로에 떨어져 왼쪽 다리 아래 부위와 오른쪽 발등이 절단된 김 역장은, 요즘 다행이와 역장 동료로서 우정을 나눈다. 김 역장은 “다행이 덕분에 역사 분위기도 좋아졌다. 공익요원들도 다행이와 놀려고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하루에도 시민 2~3명씩 역사에 들러 다행이를 보고 간다”라고 말했다. 한번 시작된 다행이 자랑이 끝이 없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신선영〈/font〉〈/div〉
ⓒ시사IN 신선영

다행이가 주로 머무는 역장실 한구석에는 임명장이 붙어 있었다. “평소 성격이 온순하고 품행이 방정해 생명 존중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역곡역 명예역장으로 임명합니다.”

약자 돌보기를 기억하고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다행이를 입양했다고 말하는 김 역장 옆에서 다행이는 자기 몸을 연방 김 역장에게 비벼댔다. 온전히 사랑받는 모습이 참, 다행이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