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편집국 같은 긴박한 분위기 아닙니다. 조용하고 별거 없어요.” “별거 없다면 간단히 현장 취재 한번 가능할까요?” “창사 이후 한번도 뉴스편집팀을 현장 취재에 개방한 적이 없습니다.” 네이버는 뉴스편집팀의 업무 장면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 어떤 기사가 뜨는지가 민감한 주제가 된 지 오래지만, 포털은 그 과정을 공개한 적이 없다. 언론인 출신의 뉴스편집팀장이 총괄을 한다는 정도다. 네이버는 ‘소수 에디터’, 다음은 ‘6명의 에디터’가 첫 화면 편집에 관여한다고만 밝혔다. 온라인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양대 포털의 첫 화면은 에디터 10여 명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뉴스 가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언론사의 판단을 존중한다.” 네이버의 말이다. 소수 에디터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첫 화면에 올리는 게 아니라는 항변이다. 각 언론사는 포털에 송고하는 기사에 기사 비중과 관련된 정보를 붙여 넘긴다. 유력 일간지 ‘1면 톱’은 포털 ‘첫 화면 톱’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110개 매체로부터 기사를 넘겨받는다. 결국에는 소수 에디터의 판단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첫 화면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해 8월, 공고하게만 보였던 온라인의 ‘네이버 독점’에 작은 균열이 일어났다. 뉴스 부문 점유율에서 다음이 네이버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그 직전인 지난해 7월31일, 네이버는 첫 화면에 연예가십성 기사를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음의 역전은 네이버가 자극적인 기사를 첫 화면에 올리지 않은 반사효과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이 말이 옳다면 메인 화면의 편집 하나는 거대 포털 사이트의 뉴스 부문 점유율을 순식간에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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