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영화도 만들었단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격려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해서 어쩔 줄 모르겠어….”

3월6일 저녁,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열린 황유미씨 7주기 추모제(사진)에서 고인의 어머니 박상옥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황씨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유족과 삼성과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삼성전자의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 숫자조차 가늠키 힘든 그 이익 뒤에는 황씨처럼 삼성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숨진 이들의 희생이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지금까지 삼성 계열사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같은 직업병으로 숨진 이가 73명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8조3000억원과 73명의 죽음 사이에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 〈또 하나의 약속〉을 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 편 개봉했다. 〈탐욕의 제국〉이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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