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없이 달릴 수 있는 고가도로는 근대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1967년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고 1년이 지난 1968년 서울시내에 국내 첫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가 건설되었다. 1960년대 말 연평균 10.5%에 이르는 거침없던 경제성장의 속도만큼이나 ‘고속’은 ‘고가’와 동일시되며 1980년대까지 100여 곳에 고가도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19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늘어난 교통량과 대중교통 위주의 정책 탓에 자동차만을 위한 고가도로는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2월6일 오후 3시 건설된 지 46년 만에 아현고가도로가 철거에 들어갔다. 노후화로 인한 보수·보강에 8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매년 약 4억원 이상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는 등 기능에 비해 비용 부담이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8월 초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되면 공사는 마무리된다.

철거에 들어간 아현고가도로 주위에는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수평에서 수직으로 도시개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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