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가 떨어졌다. 예년 겨울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나 싶더니 어느새 영하 10℃ 밑으로 뚝 떨어진 날씨에, 거대한 가스난로의 열기도 미지근한 온기로만 전해진다.

1월10일 새벽 5시 김○○씨(55)는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삼거리 인력사무소 앞을 찾았다. 오늘로 일주일째 아무 일도 구하지 못한 김씨는 중국 동포이다. 이제는 인력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 동포들이 차지한다고 하지만 건설 비수기인 겨울은 상황이 다르다. 거기에 한국 사람들의 일감을 다 빼앗아간다는 인식까지 더해져 중국 동포인 김씨의 겨울은 더욱 춥게 느껴진다.

10여 명이 승합차에 몸을 싣는다. 승합차를 탄다는 건 일을 구했다는 의미. 하지만 오늘도 김씨의 자리는 난로 옆이다. 온기가 있어도 따뜻하지 못한 상황, 그렇게 추운 구로동의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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