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기업이 맞닥뜨렸던 소셜상 위기를 분석해보면 이슈의 인화성을 판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준거는 트위터 일일 버즈양 3000건 돌파 여부였다.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판단되면, 이유가 어찌 되었든 선제적으로 이슈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자해에 가까운 과감한 액션을 취할 것을 조언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평상시에 미리 대비해야 할 다섯 가지 사항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기업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것은 여전히 매스미디어다. 트리움이 역대 소셜 위기들을 분석해보면, 소셜 미디어 버즈양과 해당 기업 주가의 상관계수는 -0.06으로 거의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버즈양과 언론 기사량, 그리고 주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놓고 구조방정식(SEM)으로 분석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셜 버즈양과 기사량은 0.76의 높은 상관계수를, 그리고 기사량과 주가는 -0.63의 높은 상관계수를 가진다. 결과적으로 버즈양과 주가는 -0.39의 상관계수를 가지게 된다. 버즈양이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기사량에 강한 영향을 주면서 결국 기업에 타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대(對)언론 PR 활동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시사IN 자료카페베네는 지난해 7월 ‘돌빙수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평소 여론을 잘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원인이 될 일을 만들지 마라. 지극히 당연하지만 가장 어렵다. 특히 소비자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안이 있다면, 이슈의 경중을 따지지 말고 적극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슷한 사안에 대한 나쁜 피드백이 누적되다 보면 어느 시점엔가 대형 이슈로 비화될 수 있다.

의사결정 간소화, 다양한 모니터링 등 필요

셋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간소화해야 한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한 가지 액션에 수반되는 실무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추진력이 생기기 어려워진다. 더 큰 문제는 소셜 미디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부여된 권한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업 계정에 사과 메시지 하나를 남기기 위해 허락받아야 할 ‘윗분’들이 너무 많다 보니 대응이 늦어진다. 이들에게 권한을 과감히 이양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위기 상황이 터졌을 때 빠르게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미리 마련할 필요는 있다. 굳이 비싼 내부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카카오톡이나 라인, 밴드 등 빠르게 소통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넷째,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미리 조성해둬야 한다. 매스미디어 광고는 물론이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상에서 기업 계정과 평소에 소통하면서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우호적 인상을 가진 팬을 미리 확보해둬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확보한 팬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기업에 우호적인 프레임에 설득된 소수의 충성 고객이 위기관리에 더 유리할 수 있다.

다섯째, 고객이 우리 회사나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공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13년 7월 발생했던 ‘카페베네 돌빙수 사건’을 예로 들면, 페이스북 좋아요 27만여 건, 공유 4700여 건, 댓글 3만여 건에 이르는 등, 위기의 근원지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다변화되었다. 네이버·다음 카페,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 일간 베스트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 블로그, 기사 댓글, 다음 아고라, 네이트판 등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와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공간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자명 이종대 (트리움 이사)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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