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기업이 맞닥뜨렸던 소셜 네트워크상에서의 위기를 분석해보면, 위기의 근원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다양했지만 이슈의 인화성을 판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준거는 트위터 일일 버즈양 3000건 돌파 여부였다(〈시사IN〉 제327호 ‘IT 트렌드’ 참조).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한국인에게 ‘멍석말이 심리’가 있다고 했다. 남이 잘했든 잘못했든 간에, 일단 누군가가 맞고 있으면 한 대라도 보태고 싶은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은 조용히 묻히고, 어떤 상황은 전 국민의 멍석말이 대상이 되는, 불규칙해 보이는 패턴 때문에 기업 마케팅 홍보 담당자들은 난감해하곤 한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했던 여러 위기 상황을 분석했던 트리움의 두 번째 팁을 공개한다. 트위터 일일 버즈양 3000건 이상으로 비화된 이슈는, 기업의 잘잘못과 관계없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대응 방법은 최대한 파격적이어야 한다. ‘자해’에 가까울수록 좋다.

이는 분명히 기업 처지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요구다. 기업의 책임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실제 책임이 일부 있다고 해도 기업의 과실로 봐야 하는지 모호한 경우도 꽤 많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역할이나 의사 결정 프로세스, 책임 소재를 놓고 벌어지는 부서 간 이해관계 갈등, 최고경영자의 스탠스 등, 기업의 공식 사과에 이르기 전까지 매우 복잡한 변수가 널려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복잡한 변수를 차치하고, 버즈 3000건을 넘은 것이 확인되면 기업의 과실이 아니더라도 과감하게 사과하면서 기업에 부정적인 프레임을 선제적으로 파괴할 필요가 있다. 소셜 위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 자체가 기업에 독이 되기 때문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채선당과 남양유업

보름 이상 소셜 미디어상에서 언급된 음식점 프랜차이즈 업체 채선당은 전체 매출이 반토막 났다. 남양유업은 일시적으로 업계 1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내줘야 했다. 정용진 부회장 본인이 직접 나서서 골목 상권 논란을 ‘저가 피자 공급’으로 맞섰던 이마트 피자 논란은, 경제민주화 담론과 맞물리면서 12일 이상 지속되었다. ‘통큰치킨’ 판매를 재빨리 취소했던 롯데마트 이슈가 7일 만에 마무리된 것과 대조된다.

이슈를 조속히 진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들의 액션이 ‘자해’에 가까울 만큼 빠르고 과감했다는 데 있다(〈표〉 참조). 앞서 롯데마트 통큰치킨이나 프라임베이커리 사례처럼 빠르게 철수하거나, 신라호텔 사례처럼 최고경영자가 이해 당사자를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디자인 도용 논란이 일었던 에잇세컨즈는 관련 제품을 재빨리 전량 소각하기도 했다.

반면 미흡한 조처나 늦은 사과는 이슈를 더 크게 확산시키는 촉매가 된다. CCTV 공개까지 보름 이상 걸린 채선당이나, 책임을 모호하게 인정하지 않아 공격받은 남양유업이 대표적이다.

매는 한 번에 몰아서 짧게 맞는 게 가장 좋다. 물의를 빚은 것 자체가 기업이 사과해야 할 이유가 된다. 다만 이 모든 사례는 트위터 일일 버즈양 3000건을 넘은, 기업에 파괴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이슈에 한한 것이다. 3000건을 달성하지 않은 이슈에 대한 대응책은 다음 주 기고를 통해 다뤄보고자 한다.

기자명 이종대 (트리움 이사)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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