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3일 MBC 〈뉴스데스크〉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연평도 포격 언급 파문’ 리포트 동영상은 공갈이다. MBC는 해당 리포트에서 영상 출처를 유튜브로 명시했다. 하지만 MBC가 사용한 영상은 팩트TV가 촬영한 화면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도 무단 도용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KBS는 11월23일 〈뉴스9〉에서 팩트TV 영상을 사용하면서 출처를 유튜브로 표기했다. 24일 〈뉴스9〉 리포트에서는 이 출처마저도 밝히지 않았다. 다음 날인 25일 오전 〈930뉴스〉와 〈광장뉴스〉에서도 출처는 명시되지 않았다. ‘뒤’가 꺼림칙했던 것일까. 현재 KBS 홈페이지에는 관련 영상이 모두 삭제됐다. 글로벌 공영방송을 지향하는 KBS 행태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이다.


JTBC와 TV조선도 무단 도용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TV조선은 도용의 ‘죄질’ 면에서 압도적이다. 출처가 명백히 팩트TV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가리고 사용했기 때문이다. 팩트TV 측은 “TV조선이 출처가 팩트TV임을 알 수 있는 자막까지 모두 지워 마치 TV조선이 촬영한 영상처럼 둔갑시켰다”라고 비판했다.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영상(보도가 아니다)에서 그나마 돋보이는 건 SBS다. SBS는 팩트TV 측에 영상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사전에 연락을 하는 정도의 ‘상식’은 보였다. 팩트TV 측에서 연평도 발언과 관련해서 영상이 사용된다는 걸 알고 ‘사용 불가’ 결정을 내리자 SBS는 해당 영상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 언론은 ‘사실 보도’ 이전에 기본 저작권을 지키는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 뉴스도 공갈이고, 영상마저 ‘도둑질’이면 대체 한국 언론의 진실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기자명 민동기 (〈미디어 오늘〉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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